지난해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1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세계 M&A와의 비교를 통해 본 국내 M&A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63.0% 증가한 1065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중 국내 기업 간에 이뤄진 M&A 규모는 771억달러로 전체의 72.4%를 차지했다. 국적이 서로 다른 기업 간에 이뤄진(국경 간) M&A 규모는 294억달러(27.6%)로 파악됐다. 평균 인수금액은 2013년 7000만달러보다 38.8% 늘어난 9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M&A 시장이 커진 데는 ․최근 삼성, SK 등 주요 기업들이 신사업 추진, 기술 획득 등을 이유로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M&A를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한 한계기업 구조조정, 정부 민영화 본격화 등도 국내 M&A 시장 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국경 간 M&A 규모 및 비중 추이

<자료=현대경제연구원>

한편 국내 M&A 시장은 동종 산업 간 M&A보다 이종 산업 간 M&A가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의 동종 산업 간 M&A 비중은 2009년(59.2%)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는 33.6%까지 떨어졌다. 보고서는 이것 역시 세계 M&A 트렌드와는 상반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동종 산업 간 M&A 비중은 최근 10년간 60∼70%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은 과점·독점화 리스크를 높이는 동종기업에 대한 M&A보다는 신성장동력 확보, 사업다각화, 지배구조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이종기업에 대한 M&A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해외 동종기업에 대한 M&A를 추진해 규모의 경제 확보 등 기업 경쟁력 제고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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