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은 20일 ‘명예훼손 제3자 요청 삭제, 누구를 위해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이 지난 20일 개최한 ‘명예훼손 제3자 요청 삭제, 누구를 위해서인가?’ 토론회에서 고려대 인터넷투명성보고팀 연구원 손지원 변호사는 “현행 심의규정에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법정대리인이나 후견인 등이 대신 신청할 수 있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당사자의 권리구제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핑계로 제3자를 포함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권력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차단하고 위축시킬 의도로 남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또 진보네트워크센터 오병일 사무국장 역시 “사인간 분쟁에 있어서는 이미 정보통신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율적 구제(임시조치)가 활용되고 있다. 개인들이 명예훼손 게시글을 삭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고, 기업들도 이를 통해 조치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심의규정 개정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그동안 정치인과 기업이 임시조치를 국민들과 소비자의 입을 막는 용도로 악용해 왔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공인 및 공직자에 대해서는 임시조치를 제한하는 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규정을 고쳐서 불리한 게시글들을 삭제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방심위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에서 명예훼손 게시글을 반의사불벌죄로 처벌하는 반면 심의규정에서는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국정감사때 지적된 바와 같이 심의규정이 정보통신망법의 하위 법규이기 때문에 상위법을 따라 반의사불벌죄로 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친고죄를 적용하면 피해당사자가 신고를 해야만 심의를 할 수 있지만,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면 피해당사자의 신고가 없더라도 제3자 또는 방심위 직권으로 심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손 변호사는 “명예훼손 게시글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제재명령과 방심위의 시정요구는 처분 주체, 대상, 근거법률 등이 다른 별개의 제도다. 방심위의 시정요구는 방통위설치법을 근거로 하고 있고, 방통위 제재명령은 정보통신망법에 근거로 한다”며 정보통신망법과 심의규정을 상하위 법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반의사불벌죄로 개정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방심위는 현행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10조2항인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한다’는 규정에서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라는 부분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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