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30대 그룹 268개 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을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사내유보금은 710조30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조2378억원(5.7%) 증가했다. 

사내유보금은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5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503조9378억원으로 1년 새 38조6067억원(8.3%)이 늘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은 232조6479억원으로 1년 새 17조9310억원(8.4%)이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12조4964억원이 늘어난 113조3599억원으로 증가율은 12.4%였다.

SK그룹의 사내유보금은 70조3082억원으로 4조9184억원(7.5%) 늘었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은 43조5910억원, 44조307억원으로 1년 새 각각 1조9660억원(4.7%), 1조2949억원(3%)씩 증가하는 등 재계 1~5위 그룹들의 사내유보금이 일제히 늘었다. 

▲한화(1조2638억원 증가) ▲한진(8490억원) ▲신세계(5500억원) ▲현대백화점(4444억원) ▲CJ(3695억원) ▲미래에셋(3487억원) ▲영풍(3302억원) ▲포스코(3129억원) ▲효성(2752억원) ▲금호아시아나(2300억원) ▲KCC(2155억원) ▲LS(1805억원) ▲OCI(896억원) ▲현대(541억원) ▲대우건설(373억원) ▲두산(168억원)도 유보금을 늘렸다. 

반면 GS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해 동부, KT 등 실적이 악화된 8개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줄었다. 지난해 3조원대 손실을 입은 현대중공업의 사내유보금은 2조5183억원이나 감소했고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에 오른 동부 역시 감소 금액이 1조1697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KT(-8662억원) ▲대림(-4636억원) ▲GS(-3778억원) ▲동국제강(-2523억원) ▲대우조선해양(-1548억원) ▲S-Oil(-1335억원) 등도 지난해보다 사내유보금이 줄었다.

사내유보금이란 자본잉여금에 이익잉여금을 합한 금액이며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당기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상여금 등의 지출을 제외한 금액이다. 

CEO스코어는 “글로벌 경기 악화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과세 방침에도 불구하고 유보금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사내유보금은 현금뿐 아니라 공장·설비 등 유형자산과 재고자산도 포함돼 있어 세간의 인식처럼 ‘곳간에 쌓아둔 돈’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