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출시를 맞아 마케팅을 진행하는 회사들이 체리피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체리피커란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는 구매하지 않으면서 실속 차리기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소비자를 말한다. 상대적으로 신맛이 나는 포도는 먹지 않고 달콤한 체리만 골라먹는다는 의미에서 체리피커(cherry picker)라는 이름이 붙었다.

카드회사에서는 부가서비스 혜택만 누리고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 고객을 체리피커라고 부른다. 앱 개발사들은 앱을 설치하면 음료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곤 하는데, 쿠폰을 받은 뒤 앱을 바로 삭제해버리는 것도 전형적인 체리피커다. 앱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면 설치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지만 사용자경험까지 추구한 회사라면 속이 쓰릴 법도 하다.

때문에 혜택에 조건을 내거는 회사들도 많아졌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전월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인 고객에 한해서만 추가적인 부가서비스 혜택을 준다. 앱 회사들은 설치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며칠간 꾸준히 앱을 실행시켜야만 쿠폰을 지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뛰는 기업 위에 나는 소비자들이 있는 법, 체리피커들을 완전히 몰아낼 순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같은 기업들을 위해 체리피커를 걸러주는 서비스가 나오기도 했다. 내일비라는 기업이 개발한 ‘30세컨즈’ 서비스다. 기업의 SNS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들 중 체리피커를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벤트 글에 적힌 사용자들의 키워드를 분석해 체리피커 여부를 가려낸다고 이 회사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