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판로 개척을 내세운 ‘아임쇼핑’이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8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공영홈쇼핑을 신설한다고 발표한지 11개월만이다. 아임쇼핑은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출자금의 50%인 400억원을 출자했다. 업계 최저수수료에 중소기업의 판로를 넓혀주겠다는 포부는 그럴 듯하나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아임쇼핑은 온라인쇼핑몰이 없다. 공식홈페이지는 있으나 회사소개, 채용안내, 입점안내 등을 다룬 사이트일 뿐이다. 고객들은 방송을 보지 않으면 어떤 제품을 파는지 알 수가 없다. 하다못해 어떤 제품을 팔 것이라는 예고만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그마저도 찾아볼 수 없다. 온라인쇼핑 규모가 커지면서 다른 홈쇼핑 회사들은 웹,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각종 채널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이들과 비교하면 안일한 생각으로 사업에 임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아임쇼핑도 오는 10월 중에는 온라인쇼핑몰을 열겠다고 했다. 그때까지는 TV를 시청한 소비자들만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아직 아임쇼핑이 모든 케이블TV 가입 가구에 송출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계약이 늦어진 탓이다. 채널 확보도 100% 안 되고 온라인쇼핑몰조차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왜 개국을 서둘렀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홈쇼핑업계에서 아임쇼핑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업계 최저라는 판매수수료 23%, 중소기업 제품만을 판매한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최소한의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문을 열고, 다른 홈쇼핑회사들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지금으로선 보이지 않는다. 판매수수료가 낮다 한들 소비자들이 선택해주지 않는다면 중소기업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여기 입점한 중소기업들이 불쌍하다”고 적은 한 소비자의 쓴소리를 아임쇼핑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