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20대 청년 실업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29세 실업자는 41만명으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상반기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최대치는 2000년 상반기의 40만2500명이다. 20대 실업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0년 33만명대를 기록하다가 2013년 들어 30만8000명으로 6.7% 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반적인 고용 호조에도 38만명대로 뛰었고, 올해는 40만명을 넘어섰다. 2년 만에 10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은 급작스러운 청년 실업자 증가를 경기 부진과 지난해 나타난 고용 호조의 후폭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와 함께 지난해 취업자 수가 12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난 것이 올해 청년 고용을 위축시켰단 분석이다.

그러나 청년 실업이 치솟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대기업이 더 이상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지 않는 것이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의 고용 증가율은 고작 1.3%에 그쳤다. 경제성장률(3.3%)에 턱없이 모자라는 것은 물론 전년도 고용 증가율(1.6%)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용의 질도 나빠, 계약직 직원 증가율이 정규직보다 무려 4배나 높았다. 

일자리를 창출할 능력이 있는 대기업이 신규채용을 꺼리고 불안정 일자리를 계속 늘린다면 청년 실업은 결코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간담회에서 17개 대기업 총수들에게 “대기업이 청년 신규 채용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등 17개 대기업이 청년일자리 10만개 창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청년 일자리 확보를 위해 해외에 두었던 공장을 국내로 이전하고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을 사람 손에 맡긴단 계획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기업이 이윤만큼 신경 써야 할 것이 사회적 책임이란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대기업들도 더 이상 형편이 어렵다는 핑계로 청년 고용을 주저해선 안 된다. 대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회적 기여중 하나가 청년층의 사회진출을 돕는 것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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