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특허청>

27일 특허청에 따르면,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명칭에 대한 출원 건수는 2012년 36건, 2013년 87건, 2014년 130건, 2015년 6월 말 85건 등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꽃보다 할배의 경우 올해 6월 말까지 ‘꽃보다’를 모티브로 해 출원된 표장(유사상표)이 183건을 기록, 유명 예능프로그램의 명칭 가운데 가장 많은 출원 건수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는 꽃보다 가족, 꽃보다 눈썹, 꽃보다 등심, 꽃보다 짜장 등이 있었다. 이어 장수프로그램인 KBS의 1박2일과 SBS의 런닝맨 표장이 각각 97건과 44건 출원돼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인기 예능프로와 관련된 표장이 늘어나는 이유는 TV프로그램의 친근한 명칭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경우, 홍보나 광고의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그러나  방송 프로그램의 명칭은 잘못 출원할 경우엔 상표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특허청은 올해 초 상표심사기준을 전면 개정해 ‘연예인 그룹명칭 등에 관한 심사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예능프로그램의 명칭, 드라마의 제명, 연예인 그룹명 등은 제작자나 방송사 등 정당한 권리자 외에는 출원할 수 없다. 즉, 방송과 무관한 개인이 상표로 출원할 경우 등록이 거부되는 것이다. 

이대진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 서비스표심사과장은 “우리나라는 동일한 상표를 서로 다른 사람이 출원할 경우 먼저 출원한 사람이 상표등록을 받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때문에 제작진의 노력이 담겨있는 프로그램 명칭의 독점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침 도입 배경을 말했다. 

실제 선출원주의를 악용한 대표 사례로는 2011년 전국에 하얀 라면 붐을 일으켰던 꼬꼬면이 있다. 당시 개그맨 이경규는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꼬꼬면을 선보였는데, 방송 직후 일반인 김모씨가 꼬꼬면을 상표 출원하면서 논란이 됐다. 다행히 세간의 여론을 의식한 신청인이 곧 출원을 철회하면서 상황은 일단락 됐다.

최규완 특허청 상표디자인 심사국장은 “인기 높은 TV 프로그램의 명칭에 대한 상표를 무단으로 출원하거나 사용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권리가 있는 상표권자, 저작권자 등과 법률적인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전에 전문가와 상담해 출원하거나 사용하는 등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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