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수출 이상신호 “하반기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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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수출 이상신호 “하반기에도 계속된다” 엔저, 中경기둔화, 그리스위기 영향…하락폭 대기업보다 커

기사입력2015-07-2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 수출에 이상신호가 포착됐다. 수출감소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28일 중소기업연구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국제무역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중소기업의 FTA 활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중소기업연구원 홍성철 전문위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출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증가율은 1월 들어 -1.0%를 기록한 뒤 2월 -3.3%, 3월 -4.5%, 4월 -8.0%, 5월 -10.9%로 하락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체 수출동향

<자료=‘중소기업의 FTA 활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자료집>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증가율은 1월부터 5월 사이 -6.2%를 기록해, 대기업의 -5.6%보다 하락폭이 더욱 컸다.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올들어 감소하는 추세다.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2012년 18.8%에서 2013년 17.1%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18.0%로 다시 상승했는데,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에는 17.7%로 다시 감소했다.

홍 전문위원은 중소기업 수출감소의 원인으로 대일, 대중, 대EU 수출의 감소를 지적했다. 1월부터 4월사이 중소기업 수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16.6%를 기록한 EU였고, 일본도 13.3%가 줄어들어 큰 감소폭을 보였다. 중국은 -4.0%로 감소폭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단일국가로는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주요 권역별 중소기업 수출 증가율

<자료=‘중소기업의 FTA 활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자료집>

대일수출 감소원인으로는 엔저 지속을 지목했다. 엔저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하락한 결과 수출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물론 엔저 여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수출 감소폭이 더 컸다. 홍 전문위원은 “특히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의 품목에서 상대적으로 대기업보다 부진의 폭이 크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부터 4월사이 대기업의 대일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3%인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수출은 -71.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컴퓨터의 대일 수출 역시 대기업은 -59.6%, 중소기업은 -70.7%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수출감소도 적지 않지만, 피해는 중소기업이 더 크게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중수출 역시 감소했다. 홍 전문위원은 원인으로 중국의 경기둔화와 교역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먼저 중국의 최근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경기가 악화된 것이 대중수출 감소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중간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중국이 중간재의 국산화를 추구하면서 중소기업의 대중수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품과 부분품, 반제품 중심으로 수출감소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대EU 수출은 유럽 재정위기로 한차례 감소했다가 최근 상당부분 회복했으나, 올해 그리스 디폴트 위기가 발생하면서 다시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수출감소폭 차이에 대해 홍 전문위원은, 주요 변수에 대한 수출탄력성 차이로 설명했다. 해외 경기에 영향을 받는 정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OECD의 경기 선행지수가 1% 증가하면 대기업의 수출은 6.39%, 중소기업의 수출은 5.90%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중소기업의 FTA 활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자료집>

그러나 원·달러 환율의 수출탄력성은 큰 차이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10% 절하되면 중소기업 수출은 4.3%가 증가하는데 반해 대기업 수출은 0.6%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중소기업 수출은 3.3% 상승하는데 반면 대기업 수출은 4.4%가 증가했다.

홍 전문위원은 이를 근거로 “올해 하반기에도 중소기업 수출여건의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의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원·달러 환율을 달러 강세 속에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6년에는 중소기업 수출이 소폭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의 구조적인 경기둔화와 원화의 강세 지속 가능성 때문에 수출의 장기부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홍 전문위원은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탄력적인 무역금융, 해외 수출판로 개척과 유통망 확충 등을 통해 수출 다변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해법도 내놓았다.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R&D지원과 함께 교역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TA 효과가 대기업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FTA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 노력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