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사옥   ©중기이코노미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이 자신의 영업직원 채용에 관한 사항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없도록 한 기아자동차(주)에 시정명령과 함께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기아차는 차량 판매를 두고 대리점과 경쟁관계에 있는 직영점의 요청에 따라 2006년 9월 ‘대리점 영업직원 총 정원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전체 대리점에서 근무할 수 있는 영업직원 수를 제한하는 것으로, 대리점들이 영업직원을 새로 뽑으려면 사전에 본사로부터 판매코드를 발급받도록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기아차는 이를 근거로 214개 대리점(전체 대리점의 56%)의 영업직원 신규채용을 방해했다. 판매코드 발급을 거부(197건)하거나 지연(238건) 처리하는 방식으로 직원채용에 부당하게 간섭한 것이다. 특히 신차가 많이 출시, 대리점과 직영점 사이 영업 경쟁이 치열했던 2010년과 2011년엔 판매코드 발급 지연·거부가 각각 157건, 172건에 이르렀다. 이윤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는 직영점의 판매실적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기아차는 또한 대리점의 신규 판매코드 발급 요청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해당 지점에 소속된 영업직원 가운데 판매 실적이 저조한 이를 해고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더불어 대리점이 다른 자동차 판매 회사에서 영업직원으로 근무한 경력자를 채용하려고 하면, 기존 회사에서 퇴직한 후 6개월이 지나야 판매코드를 발급해 줄 수 있다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기아차의 행위에 총 정원제 자체가 위법성이 있다며 영업직원 판매코드 발급과 관련한 행위를 중지하도록 명령했다.

김호태 공정위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총괄과장은 “이번 조치는 본사와 대리점 간 거래상지위 남용에 대해 경영 간섭행위를 적용해 과징금을 부과한 최초의 심결례”라며 “앞으로도 대리점 등 거래상 열위에 있는 사업자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