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참벗’ 정인호 변호사

이러한 경우 기업(특히 중소기업)은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단기적인 유동성(현금)이 부족해 부도가 나는 경우가 빈번하게 생긴다. 한 번 부도가 발생하면 그 여파로 장래의 영업활동이 제약을 받게 되고, 자금회전이 되지 않아 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부도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워지면 조업이 중단되고 휴업 또는 파산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회생절차는 이러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당 기업 그리고 기업의 채권자 및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회생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회생절차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해 규율되는데, 이 법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기업)에 대해 채권자, 주주, 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조) 회생절차는 그 중에서 기업을 둘러 싼 이해관계인(채권자, 주주 등)의 법률관계를 조정, 채무자의 회생을 도모해 최종적으로 기업 전체의 이해관계인 모두에게 이익이 되게 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회생계획 인가되면 비영업용 자산 매각 변제 시작

기업회생절차는 기업을 둘러 싼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 채무자의 회생을 도모해 최종적으로 기업 전체의 이해관계인 모두에게 이익이 되게 하는 제도다.<자료=비자트>

회생절차 신청이 있는 경우 관할 법원은 심사를 통해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회사 채권자 또는 채무자(회사)에 의한 재산적 권리 행사를 금지 또는 제한함으로써 향후 회생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보전처분, 보전관리명령, 중지, 취소명령, 포괄적 금지명령 등)를 취할 수 있다.

법원은 심사결과 회생절차 개시의 사유가 있고, 달리 신청 기각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하게 된다.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에는 채권자(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등은 원칙적으로 회생계획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변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회생절차 개시결정 후 회생계획안의 작성을 위한 전제로서 법원이 회생절차의 공평·원활한 진행을 위해 관리인을 선임한다. 관리인은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주주·지분권자의 목록 제출과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주식 출자지분의 신고 및 조사·확정의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관리인은 취임 즉시 채무자의 재산관리에 착수해야 하고, 지체 없이 채무자 소유의 모든 재산의 가액을 평가해야 하며, 채무자의 재산목록 및 대차대조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별도로 조사위원을 선임, 이러한 일을 하도록 위임할 수 있다.

이러한 재산평가의 결과에 의해 채무자의 재산이 정확히 파악되면, 관리인은 이 결과에 기초해 회생담보권에 대한 인부를 하며, 회생채권자 등에 대한 변제 여부 및 그 범위를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최종적으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청산가치의 보장 여부를 판단하는데 사용된다.

채무자의 자산, 부채의 실사를 거친 다음 법원은 채무자가 영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계속가치)가 영업을 중단하고 청산할 때의 가치(청산가치)보다 크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리인에게 영업의 계속을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도록 한다. 한편 청산가치가 더 크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의해 청산(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양도, 물적분할 포함)을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작성하도록 할 수 있다.

법원은 기업의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더 크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임시로 중단한 상태에서 회생절차를 개시해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도록 하고, 그에 따른 수익으로 채권을 변제토록 한다.<자료=비자트>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큰 경우 회생계획안이 인가되고, 회생계획이 인가되면 관리인은 지체없이 회생계획을 수행해야 한다. 회생계획의 주요 내용은 사업계획의 수행, 비영업용 자산의 매각계획의 이행 및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회생채권을 변제하는 것이며, 그 밖에 정관 또는 임원·자본의 변경이 있을 수 있다.  

회생절차는 회생계획이 인가된 경우에는 회생절차의 종결 또는 폐지 결정에 의해 끝나게 된다. 원칙적으로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가 시작되면,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의해 직권으로 회생절차종결의 결정을 한다.

관리인으로 기존 경영진 선임 ‘DIP 제도’ 도입

이상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회생절차는 유동성 부족 또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부도가 나거나 날 우려가 있는 기업의 이해관계인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하게 되면, 법원은 기업의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더 크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임시로 중단한 상태에서 회생절차를 개시해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도록 하고, 그에 따른 수익으로 채권을 변제해 기업이 정상화되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사회·경제적인 효율성 차원에서 기업의 채권자·주주 등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모두에게 이익이 되게 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회생절차제도를 이용하더라도 회생절차 기간이 길어지면 기업의 신용회복이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법원이 2011년 패스트트랙(Fast Track) 제도를 도입했다. 이 패스트트랙은 적게는 수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 기업회생절차를 간소화하고 채권단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최소 6개월 안에 회생절차를 마치도록 하는 제도로서 운용 결과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기존 경영진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DIP(Debtor In Possession) 제도를 도입함과 동시에 채권자협의회의 기능 강화, 자금관리위원의 파견, 채권자협의회가 추천한 구조조정 담당임원(CRO:Chief Restructuring Officer) 위촉을 통한 투명한 절차 진행, 인가 후 출자전환을 통한 지배구조의 변동을 통해 DIP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해 회생절차의 효율성,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회생절차는 최근 웅진홀딩스, 에스콰이어 등의 기업이 법원의 회생계획인가결정을 통해 정상화되고 있어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에 현행 법률에 따라 회생절차를 진행하기에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한계가 있어 중소기업에게 적합한 회생절차가 별도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때문에 회생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청으로부터 회생컨설팅에 따른 자금 지원을 받아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인 회생절차가 진행돼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는 방안도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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