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서 ‘납품대금’으로 검색해보면, “납품대금 안주면 고발할 수 있나요?”, “납품대금 못받았는데 법적인 절차를 알려주세요” 등의 질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집단지성의 시대이니 재야의 고수들이 나타나 친절한 답변을 해주기도 하고, 포털사이트와 제휴를 맺은 전문가들이 답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검색한 지식을 마냥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인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법률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채용하거나, 일일이 법률전문가에 사안을 의뢰하기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법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정부는 이런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법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6월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대도시에서 ‘정부합동 법률지원제도 설명회’를 열어 필요한 시기에 비용과 시간을 아끼면서 적절한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도급대금 못 받으면 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 신청=수급사업자인 A사는 원사업자인 B사로부터 위탁받은 공사를 모두 완료했다. 그러나 B사는 발주자와의 정산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사대금의 10%를 지급하지 않았다. A사는 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 신청을 했고, 공사대금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양사가 받아들여 조정이 성립됐다.

공정거래조정원은 공정거래위원회 산하의 정부출연기관이다. 불공정거래에 따른 피해를 자율적인 조정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구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사실확인을 한 뒤,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해 합리적인 조정안을 제시한다. 양자가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되고, 수락하지 않으면 조정절차가 완료된 뒤 해당 사건이 공정위로 넘어간다.

공정거래조정원의 조정제도는 신청 이후 60일 이내에 사건처리가 종결돼 소송에 비해 절차가 신속하다. 또 상대방이 조정을 거부하면 공정위로 넘어가 정식 신고사건으로 처리된다.

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신청을 할 수 있는 사안은, 공정거래법 제23조 1항이 정한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위반 사건이다.

단독의 거래거절, 차별적 취급, 경쟁사업자 배제, 부당한 고객유인, 거래강제, 거래상 지위의 남용, 구속조건부거래, 사업활동 방해 등이 대상이다. 그러나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통해 처리하는 것이 더 적합한 행위는 조정신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부당한 지원 행위, 공동의 거래거절 행위, 계열회사를 위한 차별 행위, 집단적 차별 행위, 계속적 부당 염매로 인한 경쟁사업자 배제 행위가 그것이다.

또 하도급법 위반사항도 공정거래조정원의 조정신청 대상이다. 부당한 대금감액, 부당한 대금결정, 부당한 위탁취소 등 다양한 사례에서 공정거래조정원이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부당한 일 당하면 불공정거래신고센터 이용=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를 입었으나 대처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울 때는 불공정거래신고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신고센터는 각 지방 중기청과 대·중소기업 협력재단 등 전국 14곳에 설치돼 있으며, 신고된 사건의 처리는 대·중소기업 협력재단이 담당한다.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상담과 신고 안내를 제공하며, 기업간 분쟁조정 상담과 중소기업 법률자문도 지원하고 있다. 하도급법 개정으로 도입된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법률상담과 피해구제도 안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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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분쟁 발생 시 조정하는 수·위탁 분쟁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위탁 거래 시 분쟁이 발생하면 자율적 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율해결이 어려운 경우에는 정부, 학계, 관련단체 관계자로 이뤄진 협의회에서 조정 권고안을 제시한다.

◇국제 상거래뿐만 아니라 국내분쟁도 다루는 대한상사중재원=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제도는 국제 상거래를 하는 기업들이 적잖이 이용하고 있는 제도다. ‘중재’란 중재법에 따라 “당사자 간의 합의로 사법상의 분쟁을 법원의 재판에 의하지 않고 중재인(仲裁人)의 판정에 의해 해결하는 절차”를 말한다. 당사자간에 중재로 분쟁을 해결하자는 합의를 통해 중재절차를 밟으면, 중재기구가 분쟁을 해결해준다.

중재는 법적 효력이 있다는 점에서 재판과 비슷해 보이지만, 단심제이며 법원이 아니라 중재기구에서 결정을 내린다는 차이가 있다. 상거래 분쟁 외에 민사 분쟁에서도 이용할 수 있으며, 국제사건 뿐만 아니라 국내사건도 중재가 가능하다. 무역 뿐만 아니라 건설, 해사, 금융, 정보통신 등 각종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다.

◇모든 법률문제 무료 상담하는 9988 법률지원단=법무부는 중소기업의 모든 법률문제에 대해 무료 상담과 자문을 제공하는 9988 중소기업 법률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검사와 공익법무관, 자문단 변호사로 구성된 지원단은 창업에서 파산·회생까지 기업운영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상담한다. 기업경영과 무관한 개인의 법률문제나, 일반 형사사건은 상담대상에서 제외된다. 변호사비용도 200만원 이하인 경우 70%를 지원한다. 200만원 초과분은 신청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무역이나 해외진출 시 발생하는 국제분쟁에 대해서도 지원한다. 전문가가 찾아가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무역거래시 법률자문을 무료로 제공하며 분쟁예방을 위해 현지 법률자료도 무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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