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비옷과 장화에서 생식기능을 감퇴시키거나 암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호르몬이 다량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어린이용 비옷과 장화 각각 15개씩 총 30개 제품을 대상으로 프탈레이트 검출 시험을 실시한 결과, 비옷 9개, 장화 2개 등 총 11개 제품(36.7%)에서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검출됐다고 4일 밝혔다.

프탈레이트는 PVC 등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로, 이번에 검출된 DEHP는 사람과 동물의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이다. 정자 생산, 생식 및 출산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력한 물질로 분류돼 대부분의 국가에서 어린이 제품에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동용 섬유제품의 프탈레이트 함유량을 0.1%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11개 제품은 이같은 기준치를 최소 5배에서 최대 385배까지 초과했다.

프탈레이트 검출 업체 명단

<자료=한국소비자원>

DEHP가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은 ㈜하나슈즈의 뽀로로패턴라이트 장화였다. 이 제품에는 기준치보다 385배가 넘는 DEHP가 들어 있었다. 이어 ㈜카파코리아·뉴미키월드의 IP댄디 장화에서 기준치보다 347배 많은 DEHP가 검출됐으며, 모델상사의 협립비옷에서도 기준치의 290배를 초과하는 DEHP가 나왔다.

이밖에도 ▲키즈마켓의 디닥타레인코트 ▲타올미의 티거비옷 ▲㈜포스무역의 꽃무늬비옷 ▲헤븐하우스의 핑크나비판초 ▲오즈키즈의 무당벌레비옷 ▲굿데이통상의 개구리비옷 ▲태광월드㈜의 투명비옷 ▲㈜키도러블의 키도러블연꽃우비 등에서 최소 5배에서 최대 274배를 초과하는 DEHP가 검출됐다.

한편, 어린이용 비옷과 장화는 안전·품질표시 대상 공산품으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KC마크와 섬유의 조성 또는 혼용률, 제조 또는 수입자명 등을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된 대부분의 제품은 이같은 표시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기준치 이상으로 프탈레이트가 검출된 제품에 대해 리콜을 권고했고, 11개 사업자는 이를 수용해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도 교환이나 환불을 실시하는 등 자발적 리콜하기로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 비옷이나 장화 등 어린이 용품을 구입할 때는 KC마크가 있고 섬유의 조성 등의 제품정보가 명확하게 표시돼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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