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청사 및 행정타운 건립공사 조감도 <사진=완주군청>

공정위는 총 5건의 기반시설공사 입찰에서 투찰가격, 들러리 참여 등을 합의한 17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29억5100만원을 부과했다고 4일 밝혔다.

조달청이 2008년 발주한 완주군 청사 및 행정타운 건립공사 입찰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휴먼텍코리아를 들러리로 세워 낙찰을 받았다. 두 업체는 사전 합의대로 95%에 이르는 높은 가격을 써냈고, 코오롱글로벌은 예정가 대비 94.98%로 공사를 따냈다. 그러나 코오롱글로벌은 들러리 대가로 휴먼텍코리아에게 주기로 했던 설계비 3억원은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같은 해 공고한 호남고속철도 3-2공구 건설공사 입찰에서는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 남광토건, 삼환기업, 경남기업 등 5개사가 담합했다. 대림산업은 4곳의 입찰참여사에 하도급 계약 체결 등을 조건으로 들러리 합의를 유도한 뒤, 투찰률을 결정해 각 사에 통보했다. 이후 낙찰을 받은 대림산업은 들러리를 서준 삼환기업, 남광토건, 경남기업과 다른 공사의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조달청이 2010년 공고한 포항영일만항 남방파제(1단계 1공구) 축조공사 입찰에선 SK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3곳이, 국토해양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2011년 발주한 화양~적금 3공구 도로건설공사에선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4개사가 상호간 가격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투찰가격을 사전에 합의했다.

2012년 국군재정관리단이 주한미군기지 이전시설 사업의 일환으로 발주한 BCTC 및 단기체류독신자숙소 건설공사 입찰에서는 대보건설, 서희건설, 한라 등 3개사가 미리 투찰가격을 정한 뒤, 예정가의 94.77%를 써낸 대보건설이 낙찰받게 해줬다.

공정위는 이번에 적발된 건설사 17곳에 총 329억5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단, 남광토건과 경남기업은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이고, 휴먼텍코리아는 파산 상태임을 감안해 과징금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최영근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장은 “이번 조치는 국민들의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회기반시설에서의 입찰담합을 엄중 제재한 것으로,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공공 입찰담합에 관한 감시를 강화하고, 담합이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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