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인 등 특수형태 경영진이 미공개 정보를 주식투자에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사례가 적발됐다.

5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따르면, 상장법인 A사의 前법정관리인은 기업회생절차가 진행중인 A사의 회생계획안에 감자와 출자전환이 포함돼 기존주식의 가치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정보를 얻고, 정보공개 이전에 A사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적발됐다.

또 B스팩의 전 대표이사는 B스팩이 비상장회사인 C사를 흡수합병한다는 정보를 업무상 알게 된 이후, 이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차명계좌를 통해 B스팩 주식을 매매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적발됐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발행주식 모집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는 명목상 회사(paper company)다. 우회상장과 유사한 형태로 비상장회사를 상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처럼 스팩 대표이사, 법정관리인 등 특수한 형태의 경영진에 의한 주식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금감원은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인지한 주식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은 올 상반기 중 82건에 달한다. 이중 유가증권시장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건 감소했으나, 코스닥시장과 파생상품 등이 각각 22건(65%)과 5건(167%) 증가했다.  

올 상반기 주식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인지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에 따르면 단주매매를 이용한 초단기 시세조종 등 지능적 수법의 시세조종행위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한 전업투자자는 주식을 선매수한 상태에서 평균 15분 정도의 시간동안 1초당 1~5회 정도씩, 1~10주의 매수·매도주문을 수백~수천회씩 제출하는 방법으로 D사 등 28개 종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위사실 공시, 중요사실 은폐 등 허위·부실 공시를 이용한 부정거래행위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E사는 해외 관계회사인 F사의 파산신청과 이에 따른 대위변제 사실 등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실시해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채업자와 불공정거래 전력자가 결합한 불공정거래 행위도 다수 적발됐다. 한 사채업자는 상장법인 I사 자기주식과 이 회사 최대주주인 J사의 보유주식을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넘겨받은 직후 이를 고가에 매도하기 위해 시세조종전문가에게 시세조종을 의뢰했다. 시세조종전문가는 사채업자로부터 대가를 지급받고 고가매수와 종가관여 등을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사례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피하기 위한 유의사항을 당부했다.

먼저 ▲한주씩 찔끔찔끔, 단주매매가 많은 종목의 거래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가총액이 크지 않고 테마주 또는 호재성 정보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종목 등을 대상으로 소규모 매수주문을 반복해서 제출하는 시세조종행위가 빈발하고 있으므로, 이에 유인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재무상태 취약 기업의 실적 발표 직전 매수는 다시 한번 따져 봐야 한다. 재무상태 취약기업의 대주주나 경영진이 실적악화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보유주식을 미리 매도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므로, 결산 또는 회계감사기간 중 재무상태 취약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2월말법인은 통상 1~3월 사이에 결산과 회계감사가 진행된다.

▲재무상태 취약 기업 투자시에는 임원이나 대주주의 주식소유상황공시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재무상태 취약기업 대주주의 지분변동과 관련된 불공정거래가 다수 적발되고 있으므로 재무상태 취약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증자·합병·자산양수도 등 주요경영사항에 변동이 있는 경우 대주주·경영진의 지분변동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 SNS, 투자설명회 등에서 제공되는 투자정보는 근거가 없거나, 부정확한 정보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의 사업보고서 등의 정보를 분석·활용할 필요가 있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장사의 정보를 전달 받은 경우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종래에는 상장법인의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한 내부자와 1차 정보수령자까지만 규제했으나, 올해 7월부터는 2차·3차 등의 정보수령자인 경우도 미공개중요정보라는 사실을 알고 이용하면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재무상태 취약기업의 공시와 대주주·경영진 주식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법정관리기업·워크아웃기업·스팩 등의 경우 감자·합병·M&A 등의 중요정보 생성전후 거래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가총액이 작고 변동성이 큰 종목이나 단기간에 거래량이 급변하는 종목 등 투자자피해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자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집중조사를 실시하고, 공시·회계위반과 관련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공시·회계 관련 감독정보의 공유 등 대응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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