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론의 보도에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7일 “광복절 특별사면에 비리 기업인들이 포함되는 것을 강력히 비판한다”면서 “비리 기업인들이 응분의 죗값을 치르지 않고 사회에 복귀하는 것은 국민의 사기를 저해하는 일이며, 이들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것이 경제 살리기에도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특별사면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는 하나 전제조건은 국민적 공감대다. 이를 벗어난 사면권 행사는 사면권의 남용”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비리 기업인에 대한 사면권을 엄격하게 제한하겠다고 말한 만큼, 이번 특별사면 때 비리 기업인을 포함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총수가 형사처벌 중이거나 재판 중인 그룹의 주가상승률이 다른 그룹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벌총수를 사면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지난 3일 박 의원에 따르면 SK그룹 상장계열사의 2011년 말 대비 2014년 말 주가는 33.3% 상승했고 CJ그룹(21.2%)과 한화그룹(31.1%)도 일제히 올랐다. 세 그룹은 총수가 복역 중이거나(SK 최태원 최재원) 집행유예(한화 김승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CJ 이재현) 상태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의 주가는 13.6%, LG그룹은 7.4%, 롯데그룹은 1% 오르는데 그쳤고 태광(-6.7%), 현대차(-7.6%), 포스코(-25.9%), 현대중공업(-45.2%) 등은 오히려 하락했다. 총수가 부재한 그룹의 주가상승률이 여타 그룹보다 높은 등 실적이 좋은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총수를 사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영선 의원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총수를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사법 불신만 심화시킬 것”이라며 “정부는 지금 재벌들의 민원을 들어줄 것이 아니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재벌 총수들의 전근대적 황제경영을 막기 위해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월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사면 때는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범죄를 제외하고 순수 서민생계형 범죄에 대해서만 특사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에는 그같은 언급이 없었던 탓에 기업인도 포함될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법무부는 오는 10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을 확정한다. 이 명단을 청와대로 보내면 오는 13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특별사면 안건을 최종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