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부지 개발 조감도 <사진=서울시>

최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에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 사용처를 놓고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자치구청장들이 해당 자치구만 기여금을 쓸 수 있도록 한 현행 공공기여금 제도를 개정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10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강남·북 간 불균형 문제는 도시기반시설과 공공시설에 대한 격차를 넘어서 사회와 경제, 문화, 체육 등 생활환경과 직결되는 분야까지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공기여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특히 “최근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에 약 1조7000억원이 넘는 공공기여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산정되고 있는데, 이를 현행 규정대로 하면 다시 강남지역에만 개발이익이 돌아가 강남·북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국토교통부는 현행 국토법 시행령 제42조의2에 규정된 공공기여금 활용범위를 동일 생활권인 서울특별시의 경우, 시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국전력 부지 개발에 따라 발생하는 공공기여금에 대해 강남구가 ‘삼성역 지하 공간 개발에 최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공동대응으로 풀이된다. 또한  서울시가 공공기여금 사용 범위를 자치구에서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 건의안을 국토부에 제출한 것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유덕열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은 “지금의 강남 발전은 강북지역 주민을 비롯한 서울시민 모두가 함께 이뤄낸 결과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공공기여 지역제한 완화를 통해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생기는 이익의 일부를 서울시 자치구 간 불균형 해소에 사용한다면 합리적인 서울시 도시발전은 물론 서울시민 모두의 행복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공동성명에는 강남·서초·송파·중랑·중구 등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 5명은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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