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휴켐스는 지난 4월28일 좀 독특한 공시를 했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처분’이라는 제목의 자율공시였다. 내용은 20만CO₂톤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21억원에 매각한다는 것이었다. 휴켐스는 공시를 통해 “당사가 처분한 배출권은 배출권거래제법 제29조에 따라 외부사업 온실가스 감축량에서 전환된 배출권”이라고 밝혔다.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할당배출권’이 아니라, 회사 외부사업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이 인증실적을 배출권으로 전환한 ‘상쇄배출권’을 매각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회사의 매출액 대부분은 화학제품 생산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직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를 통한 매출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휴켐스는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 등에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올해부터 2017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을 밝히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에 대한 비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휴켐스의 거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의 취지를 잘 보여준다. 종전의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는 비용을 들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경우 과태료를 피할 수 있다는 유인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배출권거래제도 하에서는, 배출량 감축이 새로운 매출로 전환될 수 있다. 물론 휴켐스처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를 통해 단숨에 20억원씩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체계적인 감축계획을 세워야 하고, 여기에 드는 비용도 잘 계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배출권거래제 참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온실가스 감축설비 지원사업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평가항목 및 지표

<자료=한국환경공단>

10일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하 환경공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배출권거래제 바로알기’ 제6차 세미나에서 환경공단 오승환 차장은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 온실가스 감축설비 지원사업’을 소개했다. 이 사업은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업체당 최대 3억원까지 해당 시설의 구입비, 설치공사비, 감리비, 시운전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환경공단은 설비투자비의 50%를 지원한다.  

지원사업 대상인 감축설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상 녹색인증기술,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지원법 상 환경신기술, 배출권거래제외부사업 방법론에서 승인한 기술, 저탄소 시스템 구축 설비 등으로 유형이 나뉘고 유형별로 구체적인 지원설비 대상이 정해져 있다.

신청기업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70점 이상을 받아야 하며, 고득점 순으로 우선순위가 정해진다. 평가내용은 사업계획과 사업효과로 나뉜다. 사업계획의 경우 계획의 타당성과 자금조달계획의 타당성, 사후관리계획의 적정성을 평가한다. 사업효과로는 산출근거의 타당성, 온실가스 감축효과, 온실가스 감축률 등을 평가한다. 감축효과는 총투자비를 5년간 예상감축량으로 나눈 값이며, 감축률은 사업전 배출량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량의 비율이다.

사업참여 제한요건

<자료=한국환경공단>

사업 참여기업이 특별한 사유 없이 사업을 포기한 때에는 3년의 사업참여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이밖에 승인없이 사업계획이나 내용을 변경한 경우,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경우, 지원설비를 당초 계획을 위해 사용하지 않거나, 별도 승인없이 타인에게 양도 또는 승계했을 경우도 사업참여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이와 별개로 보조금 환수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경우, 연차별 감축실적 보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로 보고한 경우, 승인변경을 받지 않은 경우 등이다.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오는 31일 오후 6시까지 환경공단 배출권관리처 배출권관리팀(문의:032-590-5605)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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