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인천시, 대구시>

최근 인천시는 행정자치부에 공문을 보내 정부의 공문서상 표기 순서를 ‘서울-부산-인천-대구’로 바꿔달라고 건의했다. 인천시가 인구나 경제 규모 면에서 대구시를 앞서고 있는 만큼, 정부의 공식 표기에서도 인천시를 대구시 앞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이같은 인천시의 논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시·도의 표기 순서는 역사와 전통, 관습에 의한 결정으로 이를 바꾸려는 시도는 국가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인천시가 부산시 인구를 앞지르면 또 순서를 바꿔달라고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법 2조에 따라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특별자치도 순으로 지방자치단체를 표기하고 있다. 같은 광역시의 경우엔 특별한 규정이 없어 광역시 출범시기와 인구,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해 표기 순서를 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표기 순서는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이다.

대구시가 인천시보다 앞에 있는 이유는 1981년 대구·인천직할시가 출범할 때와 1995년 광역시 체제가 도입될 당시 대구시의 인구와 면적 등이 인천시보다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인천시와 대구시의 도시 규모는 크게 바뀌었다. 1981년에는 인천시 인구가 114만명으로 대구시(183만명)보다 적었으나 지난 3월 기준으로는 인천시(297만명)가 대구시(251만명)보다 46만명 많아졌다.

지역내총생산(GRDP) 역시 2013년 인천시가 64조6700억원을 기록, 대구시의 44조8400억원보다 많았다. 면적 또한 1995년에 강화군이 인천시에 편입되면서 인천시(1046㎢)가 대구시(883㎢)에 비해 18% 넓어졌다.

인천시는 “조만간 인천의 인구는 300만명을 넘어선다”며 “인천의 성장세와 그에 따른 도시 가치를 고려할 때 순서 변화는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자치제도과 조아라 사무관은 13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현재 인천시의 건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광역시 표기 순서는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해오던 사안이라 관련된 법령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이를 처리할 부서가 어딘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의가 들어온 이상 고려해볼 여지는 있으나 지금으로선 아무런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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