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중소수출업체 A사의 B대표는 “해외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해외전시회에 자주 참가한다”고 했다. “소요되는 비용을 많게는 1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주된 이유다. 중소기업들은 해외바이어에게 제품을 직접 홍보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 중 하나로 ‘해외전시회’를 꼽곤 한다. 하지만 비용이 고민이다. 항공료는 물론 전시회 참가비, 부스 설치비 그리고 부스 디자인이나 홍보물을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A사처럼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비용을 일부 지원해주는 해외전시회를 찾아 다닐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정부지원을 받아도 지정해 준 부스의 위치나 규모 등이 제품을 알리는데 불리하고 적합하지 않으면, 해외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기가 어렵게 돼 효과가 떨어진다는 데 있다.

B대표는 “정부지원 전시회에서는 참가 기업들이 주로 공동관(국가관) 형태로 참여하는데, 우리나라 공동관이 너무 구석에 있거나 부스 규모도 작은 경우가 많아 바이어들의 눈길을 잡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부스가 허술하다보니 자칫 기업의 형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최근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가 개최한 충북 바이오 산업계와의 간담회에 참가한 C기업 D대표도 “중소기업이 고효율·저비용으로 수출기회를 잡을 수 있는게 국외 유명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인데, 부스가 없어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외국 현지에 소개된 적이 없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쉽게 눈에 띌만한 곳에 부스가 자리잡아야 한다. 이와함께 부스 디자인도 바이어든 소비자든 고객의 눈을 사로 잡을 수 있도록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 가능하다면 규모도 커 많은 사람들이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을 함께 살펴볼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결국 어느 기업이든 다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 전문기업이 제품을 제조하고 전시회에서 소개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겨야 최소한의 반응이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현지 전시회에 참가한 중소기업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전시회 맨 구석에 있는 공동관에서 이틀 내내 앉아만 있다가 왔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실효를 얻을 수 없다면 ‘정부 지원을 받았다’고 말하기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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