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고국행을 택하고 있다. 애플은 중국의 맥킨토시 PC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이전했고 GE, 파나소닉, 다이킨공업, 샤프 등도 일부 제품생산라인을 자국으로 바꿨다. 중국시장의 최대 장점이었던 인건비가 더 이상은 저렴하지 않은 탓이다. 우리기업들도 높아진 인건비에 부담을 호소하며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 

코트라가 인용한 일본무역진흥기구의 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인건비는 2014년 8.5%, 2015년에 7.9% 상승했다. 코트라가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한 기업 118곳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54% 기업이 현지생산비용 상승을 복귀 이유로 꼽았다. 한류열풍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프리미엄이 붙자 이같은 효과를 누리기 위해 U턴을 택했다는 기업(26%)도 있었다.

사회보험금 부담도 커졌다. 코트라 해외투자지원단 이석모 회계사는 20일 국내복귀기업 지원제도 설명회에서 “2011년 이후 중국의 사회보험 납부 감독이 강화되면서 기업주가 부담해야 할 사회보험이 공상보험(산재보험), 주택공적금(주택적립자금)까지 확대됐다.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사회보험금이 임금의 48%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조세부담도 늘었다. 중국 정부는 외국투자기업의 소득세를 2년간 면제해주고 3년간 50% 감면해주는 ‘2면3감제’를 2010년 폐지했다. 베이징에서 근무 중인 KCBC 컨설팅 권순태 회계사는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 지방정부는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건비 상승이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인도의 인건비는 전년 대비 10％ 이상 뛰었다. 값싼 인건비를 보고 아시아시장에 진출했다 돌아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정부는 이같은 기업들을 위한 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해외진출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일명 유턴기업법)이 2013년 12월부터 시행됐다. 해외에 나간 기업들이 국내에 돌아와 재투자를 할 경우 컨설팅, 관세 감면, 고용보조금, 입지·설비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제도다. 

코트라 해외투자지원단에는 유턴기업을 위한 지원센터가 있다. 현재까지 73개 기업이 복귀 의사를 밝히고 코트라와 MOU를 맺었다. 이중 29개 기업은 지원 사업에 선정돼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 선정기업 현황을 보면 중국이 28개, 캄보디아가 1개다. 기업의 업종은 주얼리(8개), 기계(7개), 섬유·의류(3개), 신발·가방(3개), 금속(3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대부분이다.

국내복귀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중국 투자컨설팅 기업인 신승컨설팅그룹의 박창은 변호사는 “중국 지방정부에서 외국인투자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조세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때 최소 몇 년 이상 영업활동을 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이 붙는데, 이를 어길 경우 추징금을 물어야 한다”면서 영업을 계속했을 때의 손실보다 추징금이 크다면 국내복귀 시기를 늦추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