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과 관세청이 21일 주최한 ‘해외 세관 지식재산권 등록 설명회’에서 TIPA 강신택 지재권 팀장이 국가별 지재권 세관등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사의 사례에서 보듯 해외진출 기업이 현지 세관에 지재권을 등록할 경우, 외국에서 유통되는 위조품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특허청과 관세청이 지난 21일 주최한 ‘해외 세관 지식재산권 등록 설명회’에서 (사)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 강신택 지재권 팀장은 “최근 한국 브랜드가 세계에 많이 알려지면서 해외에서 우리기업의 모조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미 시장에 풀린 짝퉁은 수거가 어렵기 때문에 현지 세관에서 위조품을 골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많은 권리자들이 특허청에 지재권을 등록하는 것만으로 보호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하는데, 특허등록은 내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행위일 뿐 침해자를 단속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실제 대부분의 국가가 세관에 등록되지 않은 지재권에 대해선 통관시 별도의 단속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관 지재권 등록제도란 해당 국가에 등록돼 있는 지재권을 세관(관세청)에 다시 한 번 신고하는 것으로, 지재권 침해 물품의 해외 수출이나 국내 반입을 단속하는 방법이다. 세관에 지재권이 등록된 물품의 경우, 수출입 세관 담당자가 침해 물품을 발견하면 통관을 보류하고 권리자에게 이를 통보해 준다. 이후 해당 물품이 지재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권리자와의 합의를 거쳐 처벌 수위가 결정된다.

강 팀장은 “이 제도가 특히 유용한 국가는 중국, 홍콩, 베트남이다”라며 “이들 세 지역은 한류열풍 등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자제품, 식품, 의류 등 여러 품목에 걸쳐 모조품이 극성을 부리고 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상품이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으로 수출까지 돼 우리기업에 큰 타격을 입힌다”고 말했다.

강 팀장이 소개한 국가별 지재권 세관등록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지재권을 세관에 등록하려면 지식재산권등기신청시스템(http://202.127.48.148)에서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단, 외국에 있는 기업(중국 내에 법인이 없는 경우)은 직접 접수가 불가능하고, 중국 대리인을 통해 신청해야 한다. 신청시 건당 800위안의 세관수수료가 있다. 지재권 세관등록 유효기간은 해관총서(세관)가 등기를 허가한 날부터 10년이며,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0년씩 연장이 가능하다.

강 팀장은 “중국세관은 적발한 모조품에 대해서 직권으로 몰수 및 벌금병과가 가능하다”며 “모조품 처리방법을 놓고 따로 인민법원에 소를 제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업들이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지재권 세관등록을 하려면 현지 시장 등에서 발견된 가품이 최소한 하나 이상 존재해야한다. 가품 존재가 증명돼야만 세관등록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 내에 법인이 없는 기업은 신청이 불가능하다. 신청방법은 홍콩 세관에 우편이나 전화접수 후 방문해 세관직원과 함께 제출서류를 작성하면 된다. 비용은 무료이며 한 번만 등록하면 기한 없이 지재권을 보호해준다.

 
강 팀장은 “홍콩은 지재권 세관등록이 까다로운 국가다”라며 “등록 심사 때 진·가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자에 대한 인터뷰가 진행되는데, 이때 검사자는 세관에 등록하려는 지재권과 관련된 위조품의 감정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영어나 중국어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경우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외국 로펌에는 지재권 관련 분야가 개방돼 있지 않다. 따라서 지재권을 세관에 등록하려면 반드시 현지 로펌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해야 한다. 신청은 우편 접수만 가능하며, 지원서를 제출하면 한 달 이내에 지재권 등록여부를 지역 대리인에게 통보해준다. 수수료는 따로 없으며, 유효기간은 2년이다. 갱신은 한 번만 허용되며 2년간 연장할 수 있다. 이후엔 최초 등록시와 마찬가지로 신규 등록해야 한다. 

강 팀장은 “전 세계 제품의 공장이 밀집돼 있는 베트남은 지재권 세관등록시 위조품이 제3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반드시 현지 로펌을 통해야 한다는 단서 때문에 비용이 얼마나 들지 가늠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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