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총수일가 지분 30%→20%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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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총수일가 지분 30%→20%로 김기준 의원 법안 발의 “일감몰아주기 통한 편법적 부의 이전 막을 수 있을 것”

기사입력2015-08-25 12:02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현대글로비스 52.17%를 보유하던 현대차 총수일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도입 이후 지분 매각을 통해 규제 기준인 30%에 조금 못 미치는 29.9%로 지분을 줄여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국회의원이 재벌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24일 대표발의했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은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을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 가진 회사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시행령의 총수 일가 지분 기준은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다. 개정안은 이 기준을 시행령에서 법률로 옮기고, 기준을 동일하게 20%로 확대했다. 김 의원은 “기준이 너무 높아 해당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대상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총수 일가의 간접 지배를 받고 있는 회사를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행 법이 정한 규제 대상은 “특수관계인”이며 범위는 동일인 및 그 친족에 한정돼 있어, 간접지배를 받고 있는 회사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개정안은 “동일인 관련자”라는 항목을 추가해 동일인의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공익법인이 보유한 지분 역시 총수일가 보유지분에 포함시켰다. 동일인 관련자에 “동일인이 단독으로 또는 동일인관련자와 합해 총 출연금액의 100분의 30 이상을 출연한 경우로서 최다출연자가 되거나 동일인 및 동일인관련자 중 1인이 설립자인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를 포함시킨 것이다.

김기준 의원은 현대자동차그룹 총수 일가의 현대 글로비스 지분매각을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사례로 꼽았다. 52.17%를 보유하던 현대차 총수일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도입 이후 지분 매각을 통해 규제 기준인 30%에 조금 못 미치는 29.9%로 지분을 줄여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바 있다.

또 “삼성 그룹은 기업 분할을 통해 부의 이동 없이 규제만 회피한 사례”라고 꼽았다.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은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급식 및 식자재유통 영업부문을 분할해 삼성 웰스토리를 신설했다. 하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은 간접 지배를 받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 웰스토리는 규제를 피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는 규제 범위 밖에 있는 친족이나 계열사에 회사를 매각해 규제를 비켜가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SKC 최신원 회장은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SK 계열사 ANTS 지분의 전부를 사위와 그의 숙부에 팔았다. 내부거래 비중이 96%에 달하는 일감 몰아주기 수혜기업인 ANTS는 ‘사위 매각’을 통해 규제를 회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기준 의원은 “현재 약간의 지분 조정이나 사업부문 구조조정을 통한 편법적 규제 회피가 공공연하게 일어나 제도의 도입취지가 무력화 된 상태”라 진단하며 개정안에 대해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숨을 불어 넣어 편법적 부의 이전을 막자는 법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