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기업들은 중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도시별 특성을 알고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판매대행업체 이지웹피아 배정홍 본부장은 25일 중소기업청이 주최한 중국 전자상거래 교육에서 베이징·상하이 등 1선도시가 아닌 충칭·항저우·시안 등 2선도시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 본부장은 “2선도시가 아직 인프라는 부족할지 모르겠으나 소비수준은 한국인 이상으로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대도시인만큼 시장이 큰 것은 사실이나 이미 전 세계 사업자들이 진출해 있어 후발주자들이 파고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배 본부장은 2선도시를 소비선도도시와 신흥소비도시로 나눠 설명했다. 소비선도도시는 소비시장의 규모도 크고 발전 속도도 빠른 곳으로 충칭, 청두, 항저우, 푸저우, 창사, 닝보, 시안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들 도시에 빠르게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흥소비도시로는 허페이, 샤먼, 난창, 쿤밍, 스좌장 등을 들었다. 이들 도시는 소비시장 규모는 작지만 빠르게 시장이 커지고 있어 고급소비재를 중심으로 판매를 계획하면 좋을 것이라고 배 본부장은 덧붙였다.

무엇을 팔아야 할지도 관심사다. 의류나 화장품이 인기라고 두 품목에만 얽매일 필요는 없다. 배 본부장은 중국진출 유망품목으로 스마트 전기밥솥, 생리대, 녹즙기, 가정용 소독기, 온수매트 등 생활용품을 꼽았다. 그는 “생활수준이 높아진 중산층 소비자들은 스마트 전기밥솥을 선호하지만 현지 제품은 드물어 한국기업이 진출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생리대는 위생용품으로 예민한 여성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다른 현지소비자들의 성향을 이해하는 것도 필수다. 중국 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를 할 때 재고는 얼마나 있는지, 가격 할인이 가능한지 등을 판매자에게 문의해본 뒤 구매를 결정한다.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알리바바에는 ‘아리왕왕’이라는 메신저가 탑재돼 있는데,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아리왕왕으로 상담을 한 뒤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배 본부장은 “아리왕왕에 있는 화상채팅 기능으로 고객에게 제품 사용법을 안내해준 적도 있다. 이를 처음 겪어본 한국 판매자들은 답답해서 물건을 못 팔겠다며 성토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중국 소비자들의 특징이기 때문”이라며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이같은 고객관리(CS) 부문에 충분히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