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Individual Savings Account,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란 한 계좌에서 예금, 적금, 펀드, 파생상품 등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 6일 금융위가 발표한 ISA 도입방안에 따르면 납입한도는 연간 2000만원이며 의무 가입기간은 5년이다. 최대 1억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ISA는 순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5년간 운용한 뒤 순이익이 200만원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 세금을 물리지 않고 그 이상은 9.9%를 분리과세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ISA보다는 기존 비과세 상품인 재형저축이 유리할 수 있다. 연간 1200만원씩 5년간 6000만원을 투자해 500만원을 순이익으로 거뒀을 경우, 재형저축은 전액 비과세가 된다. 반면 ISA는 200만원에 대해서만 비과세가 되고 나머지 300만원에는 9.9%의 세율을 적용해 29만7000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단 재형저축은 연 1200만원이 납입한도이고, 7년이 의무납입기간이다.

이와 관련, 자본시장연구원 천창민 연구위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형 ISA 성공과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참석해 “다른 과세상품과 비교했을 때 세제혜택이 크지 않은 편이라 ISA에 대한 호응이 제한적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SC은행 박종훈 전무도 “의무가입기간과 1억원의 납입한도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보다는 확대된 세제혜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무가입기간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갔다. ISA의 의무가입기간은 5년으로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해외로 이주한 경우, 3개월 이상 입원이나 요양치료를 받는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없는 한 중도해지는 불가능하다. 다만 ▲29세 이하의 가입자 ▲총 급여가 2500만원이하인 근로자 ▲종합소득이 1600만원 이하인 사업자는 의무가입을 3년으로 완화해준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천창민 연구위원은 “ISA는 단순한 재산형성 기회보다는 유동성 저축 증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저소득층이나 청년층에 대해서는 의무가입기간을 없애야 한다”고 했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대익 행복금융센터장도 “의무가입기간을 폐지하고 중도해지 및 인출을 자유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정부는 의무가입기간이 있어야 가입자들이 목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한명진 조세정책관은 “강제성이 없다면 자산형성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의무기간을 뒀다”면서 “재형저축과 비교하면 의무가입기간이 7년에서 5년으로 축소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ISA 도입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SC은행 박종훈 전무는 “아직 ISA에 대한 가이드가 마련돼 있지 않아 시스템 구축이나 상품 구성 등 업계의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도입 초기에 불필요한 잡음을 막기 위해서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초로 도입시기를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ISA 도입방안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9월에 국회에 제출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위 김학수 자본시장국장은 “재산형성의 방법이 단일상품 가입에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한 자산관리로 진화하는 추세”라며 “ISA를 통해 국민들이 재산형성 기회를 늘리고 베이비부머 세대는 노후대비 자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