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SI(시스템통합)업체 5곳이 대기업 못지 않은 갑의 횡포를 부리다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우기술,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엔디에스, ㈜엘아이지시스템 등 5개 중견 SI업체들의 불공정 하도급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3000만원을 부과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2년부터 대기업 SI업체들의 공공사업 입찰참여가 제한됨에 따라, 시장지배력이 강화된 중견 SI업체의 불공정 하도급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실시됐다.

업체별 위반내역 및 조치사항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에 따르면, 5개 SI업체는 163개 수급사업자를 상대로 총 231건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서면계약서를 지연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발주자의 잦은 과업내용 변경 등으로 하도급계약의 세부내용을 사전에 확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하도급업체에 계약서 없이 작업을 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하도급대금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하도급업체에 선급금 또는 하도급대금을 법정지급기일을 넘겨 지급하면서 지연이자(수수료, 할인료 포함)를 주지 않은 것이다. 5개 업체가 대금을 지연해 지급한 수급사업자는 총 661개사이며, 법위반 금액은 1억8000만원에 이른다.

한편 다우기술, 엔디에스, 엘아이지시스템 등 3개사는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의 계약조건을 설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다우기술은 3개의 수급사업자와 “갑이 납품제품 및 산출물 검수를 실시하되, 검수를 위해 필요한 제반비용은 을이 부담한다”는 계약조건을 설정했다. 엔디에스 역시 총 33개 수급사업자와 계약을 맺으면서 “계약상대자의 귀책사유로 인해 이 계약이 해제될 경우 계약상대자는 도급업무의 진행정도와 상관없이 발주자가 지급한 모든 금액을 즉시 반환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엘아이지시스템은 31개 수급사업자에게 “을은 본 계약과 관련해 발생하는 을 또는 을의 대리인, 종업원 및 고용원의 질병, 부상, 사망 등의 여하한 재해와 사업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체의 분쟁에 대해서 그 책임을 진다”는 계약조건을 설정했다.

이외에도 쌍용정보통신과 대우정보시스템, 엔디에스 등 3개사는 13개 수급사업자에게 13건의 전기공사 및 정보통신공사를 위탁하면서 하도급대금 지급을 보증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공공입찰 시장을 포함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한층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견 SI업체에게 공정한 하도급거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며 “특히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하도급 부당특약 금지제도 위반을 처음으로 적발해 시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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