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말 현재 자본잠식상태인 중소기업 B사는 대기업 A사로부터 570억원의 자금을 대여받았다. 이 경우 대기업과의 지배·종속관계에 들어가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없으나, B사의 경우 대기업 A사와 같은 종류의 사업을 하지 않아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처럼 대기업과 실질적 지배·종속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다른 업종’을 영위하고 있으면 제재를 할 수 없는 현행법을 악용해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사례가 앞으로는 원천 차단된다.

중소기업청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 2월28일 국회를 통과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판로지원법 개정에 따라 대기업과 지배·종속관계에 있는 모든 중소기업의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여가 제한된다. 현재는 대기업과 동일업종인 중소기업만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없었으나, 개정안에서는 제한대상을 모든 업종으로 확대했다.

또 중기청의 개선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1개월간 해당 입찰절차를 중지시키고, 이행할 경우 중지명령을 해지하는 제도도 신설됐다.

이는 명백한 법 위반에 취해지는 중기청의 개선권고에 대해 특별한 사유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공공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기청의 개선권고에 대한 미이행률은 2011년 5.3%에서 지난해 11.7%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여하려는 기업에 대해 중소기업청이 필요자료의 제출 요구권한을 새로 부여하기로 했다. 위장중소기업 여부를 중기청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중소기업청은 위장 중소기업의 참여를 원천 차단하고 제도 이행력을 높일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진 만큼, 보다 철저히 제도를 운영해 선량한 대다수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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