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활성화를 위해 자원봉사도 경제적 가치를 매겨 기부금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기부금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자원봉사도 이같은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3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국회의원은 민주정책연구원과 함께 개최한 기부세제 3법 정책토론회에서 ▲용역(자원봉사)을 기부대상으로 인정 ▲기부연금제도 도입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 등을 담은 ‘기부세제 3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역기부에 세제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세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현행 소득세법와 법인세법에서는 기부금의 개념을 현금 또는 자산으로 국한하고 있다. 

용역도 기부금의 범주에 포함된다면 자원봉사를 한 사람도 소득공제 때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 의원과 민주정책연구원은 일반 봉사활동은 1일(8시간 기준) 5만원, 재해지역은 8만원, 전문 재능기부는 10만원으로 기부금을 산정하자고 제안했다. 가령 40시간동안 봉사활동을 했다면 5일간 용역을 기부한 것으로 간주해 25만원을 기부금으로 인정해주자는 의미다.

반론도 있다. 자원봉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했다고 기부단체에서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NGO단체 굿피플의 안익선 사무총장은 “용역기부는 정형화돼 있지 않고 가치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면서 “기부를 사회적 미덕으로 보존하고자 한다면 용역기부를 경제적 가치로 평가하고 세제혜택으로 보상하려는 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정책연구원 김진영 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용역기부를 통한 세액공제 한도를 600만원으로 설정하고, 공식적인 단체를 통해 엄격하게 진행된 자원봉사에 대해서만 용역기부를 인정한다면 일부의 도덕적 해이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대 김유찬 세무학과 교수는 “세법이 용역기부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대체로 이해가 되는 일이다. 부가가치세에서도 용역의 무상공급은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공급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남용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면서도 “김 위원의 제안대로 한도액을 둔다면 남용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기부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부단체의 정보공개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진영 위원이 인용한 보건복지부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기부금단체를 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부금단체의 투명성(56.3%)’을 꼽았다. 기부금 단체의 사업 내용(23%)보다 투명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김 위원은 “기부단체가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해 부당한 세제혜택을 받도록 한다거나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기부단체를 설립한 뒤 단체에 재산을 기부하고 자녀에게 운영권을 넘기는 방법으로 상속 효과를 누리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일부의 불법이 우리나라 기부문화 확산을 저해하는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부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며, 기부단체는 기부금의 규모와 지출규모의 정합성을 공개해야 한다. 부실단체나 자료공개가 미흡한 단체에 대해서는 국세청과 기재부가 공시를 강제하는 등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의 국내나눔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부금 규모는 2013년 기준 연간 12조5000억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세 이상의 기부참여율은 34.5%로 OECD 35개국 가운데 25위 수준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중하위권이나 2006년과 비교하면 2.9%p 상승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