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 3일 입법예고했다. 이번 입법예고안은 국민의견 수렴, 관계부처 협의 등의 입법절차를 거쳐 내년 1월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빈병 보증금 제도란 맥주, 소주, 청량음료 등의 제품 판매가격에 공병(빈병) 값을 포함시켜 소비자에게 판매한 후 소비자가 공병을 소매점에 반환하면 보증금을 환불해 주는 것을 말한다. 자원재활용과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지난 1985년 도입됐다. 이후 주류 공병은 국세청, 청량음료 공병은 보건복지부에서 취급했으나 지난 2003년부터는 모두 환경부 소관으로 바뀌었다.

환경부는 이번 빈병 보증금 인상안과 관련해 “지난 20년간 주류 판매 가격은 2배 가까이 올랐으나, 빈병 보증금은 1994년 이후 동결돼 회수율이 낮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일반 가정에서 소비된 소주·맥주병은 17억8000만병에 달했으나 이 가운데 소비자가 직접 반환한 빈병은 4억3000만병(24.2%) 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로 인해 소비자가 포기한 빈 병 보증금은 570억원에 이른다”고도 덧붙였다.

인상된 보증금은 신병 제조원가(소주 143원, 맥주 185원)의 70% 수준으로, 선진국 사례와 그간의 물가상승,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결정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현재 독일과 핀란드의 빈병 보증금은 각각 신병 제조원가의 77%, 97%다.

빈병 보증금 및 취급수수료

<자료=환경부>

이와 함께 환경부는 소비자가 빈병을 손쉽게 반환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빈병 회수나 보증금 지급을 거부하는 소매점을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신고하면, 신고자에겐 최대 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소매점엔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더불어 주류회사가 도·소매점에 지급하는 빈병 취급수수료도 현행 소주 16원, 맥주 19원에서 모두 33원으로 올려 도·소매점의 빈병 회수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현재 85% 수준인 빈병 재사용률이 선진국 수준(독일 95%, 핀란드 98.5%)인 95%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주류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빈병 보증금과 취급수수료가 인상되면 내년 1월부터 소주와 맥주가격을 10% 이상 올릴 수밖에 없다”며 “서민들의 부담을 크게 늘리는 이번 인상계획은 즉각 중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현재 소매점 등에서 판매되는 소주나 맥주의 빈병 중 76%는 아파트단지 등에 설치된 재활용박스 등을 통해 회수되고 있다”면서 “보증금 인상으로 소매점 반환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환경부의 주장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자원순환국 자원재활용과 손경표 주무관은 4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빈병 보증금은 제품가격에 포함돼 소비자가 별도로 부담하는 금액으로, 주류의 출고가격과는 상관이 없다”며 “협회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급수수료의 경우엔 제품 출고가에 포함돼 제조사들에게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빈병 회수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제조사들이 얻는 이익도 크기 때문에 취급수수료 인상이 제품 출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손 주무관은 또한 보증금 인상과 소매점 반환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미국의 경우, 보증금이 10센트인 미시간 주의 빈병 회수율이 보증금이 5센트인 뉴욕 주보다 26%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환경부에서 그동안 국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본 결과에서도 빈병 보증금이 올라가면 소매점 회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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