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창출 실적이 기준치에 못 미쳐도 임금피크제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고용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정규직 비율이 99%에 이르는 기업도 있어 고용우수기업이 고용의 질과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국회의원은 2014년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상시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기업 70곳 중 19곳은 비정규직 비율이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형태공시제 평균(24.4%)보다 높았다고 8일 밝혔다.

특히 ㈜맥○ ㈜스○, ㈜에○ 등 3개 회사는 비정규직 비율이 각각 98.8%, 76%, 72.2%나 됐다. 비정규직 비율이 70%가 넘는 회사들이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지정돼 있는 셈이다.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의 임금수준이 낮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용창출 우수기업 100개 중 평균임금을 기재한 기업 68곳 중 40곳의 임금 수준은 업종 평균임금에 미달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우수기업 기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시장 개혁 정책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는 이유로 선정된 기업도 있었다.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선정위원회는 전년도에 고용이 증가한 기업들 중 500개의 후보군을 선별한 뒤 100대 기업을 선정한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500개 후보군에 들지 않았음에도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으로 지정됐다. 이 의원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임금피크제 도입, 일학습병행제 시행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을 잘 이행했다는 이유로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이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정책과 양미도 사무관은 8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500대 후보군 외에도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선정위원회의 판단 하에 고용정책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면 선정될 수 있다. 선정위원회는 학계 및 연구원, 노사단체 관계자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의 비정규직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일기업만 놓고 보면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 보일 수 있겠으나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야한다. 선정위원회는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서 해당 업종에서 고용상태가 좋은 회사를 고용 우수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다”고 했다.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선정 기준을 개선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지적이 들어왔으니 자세한 사항을 검토 중에 있으나 (향후 계획은)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