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국토교통부>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공공기관이 발주를 하면서 공사비를 부당하게 깍는 행위가 사라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주요 건설공사 발주기관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 계약을 맺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건설공사 발주자 불공정관행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개선방안에 따라 LH, 도로공사, 철도공단은 발주자 요구로 설계를 변경할 때 신규 항목의 단가를 시공사와 협의하지 않도록 한 내부규정을 삭제한다.

국가계약법은 발주자의 요구로 설계를 변경할 경우, 신규 항목의 단가를 발주자와 시공사가 상호 협의해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공공기관은 내부규정을 이용, 신규 항목에 일방적으로 낙찰률을 적용해 정상금액보다 약 10~15%를 삭감하는 편법을 사용해 왔다.  

LH, 도로공사, 철도공단은 또한 이번 개선방안에 따라 공사 예정가격을 설계금액의 ±2~±3%로 바꿔야 한다. 공사 예정가격은 낙찰자 선정과 공사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현재 대부분의 발주 기관은 설계 가격의 ±2~±3%를 공사 예정가격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3곳의 공공기관은 공사비를 낮추기 위해 공사 예정가격을 -6~0%로 낮게 설정해 왔다.

발주기관별 공사 예정가격 산정기준

<자료=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의 부당한 내부규정도 삭제된다.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재해방지를 위한 응급조치 발생시 불가항력 사유로 발생한 상황에 대해서만 발주자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내부규정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행법상 모든 응급조치 비용은 발주처가 부담해야 한다. 

 
개선방안에는 사업 인허가, 민원, 기본조사 등 공사 수행에 필수적인 발주기관의 과업을 시공사에 전가하는 부당특약도 없애도록 했다. 실제 수자원공사는 지질조사 비용, 문화재 지표조사 비용, 건설폐기물 처리 비용, 사업구역 변경시 인허가 비용을 시공사에 떠넘겼고, 도로공사는 공사용지 미확보로 인한 공기연장 등의 부담을 시공사가 지도록 했다. LH는 공사 관련 모든 민원처리 책임을 시공사에 전가했다.

개선방안은 소송 제기, 계약내용 변경 청구, 손해배상 등 계약 상대자의 정당한 권리를 제한하는 발주기관의 내부규정이나 부당특약도 삭제하도록 했다. 또한 터널공사시 굴착된 잔돌 등을 쌓아두는 가적치장 운영비용은 설계 비용에 반영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발주기관이 소위 ‘갑’의 위치에 있다 보니 많은 건설사들이 발주자와의 관계를 고려해 정당한 권리 주장을 포기해 왔다”며 “앞으로는 이같은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선방안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발주기관별 내부지침과 특약 등을 10월 초까지 개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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