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무역협회와 페이팔코리아가 공동으로 개최한 해외 전자상거래 진출 관련 세미나는 경품추천 등의 이벤트가 풍성하다 못해 넘쳐나는 자리였다. 본행사가 시작하기 전 행사장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이는 사회자가 등장해 “여러분들께 드릴 경품이 많이 준비 돼 있으니 끝까지 잘 들어주시고요. 또 페이팔에 관심도 많이 가져주세요”라고 말하며 박수를 친 사람에게 사은품을 건네줬다. 행사일정 중 하나로 준비됐던 네트워킹 시간에는 사회자가 기업간 네트워킹을 구축하자며 테이블에 앉아 있는 기업들이 서로 힘을 합쳐 틀린그림 찾기 등의 게임을 통해 경품을 받는 이벤트를 주도했다. 행사가 끝날 무렵 한 차례 더 시끌벅쩍한 경품 추천이 진행되고 나서야 행사는 끝이 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참가기업들의 손에는 세미나 자료집 대신에 소정의 경품이 들려 있었다.

이 날 행사는 B2C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원하는 250여개의 기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전 세계 200여개 국가의 2억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팔에서 전자상거래 진출전략을 설명한다고 하니 기업들의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무역협회가 시장현황 및 정부의 지원사업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기업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됐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세미나 자료집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미나 참가기업들은 무역협회 관계자가 발표하는 내내 휴대폰을 꺼내들고 연신 PPT화면을 찍어댈 수 밖에 없었다.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 날 발제자로 나섰던 무역협회 관계자는 200여명이 넘는 인원이 계속해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혹시 지금 다들 자료집이 없으신건가요? 없나보군요…세미나가 끝나고 자료를 요청하시는 분들께 따로 파일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하며 멋쩍어 했다. 당연히 배포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료집이 준비조차 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눈치 채고 당황하는 듯 했다. 이 날 무역협회가 준비한 내용들은 기업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무역협회는 물론 관세청, 중소기업청 등 다양한 정부 기관들이 지원하는 사업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최대 진출시장인 중국 해외직구족의 소비성향을 분석한 자료까지 제시한 것이 컸다. 하지만 이 날 배포된 자료는 페이팔에서 페이팔 결제시스템의 장점과 해외 전자상거래 동향을 간략하게 정리해 놓은 카탈로그 형식의 자료가 전부였다. 유용한 정보 제공과 지원사업에 대한 홍보를 제대로 하고 싶었다면, 경품 추천 행사가 아니라 기업들이 집으로 돌아가서도 꺼내 볼 수 있는 자료집부터 준비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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