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정부의 노조 때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노조가 쇠파이프를 휘두르지 않았다면 국민소득이 3만불이 됐을 것”이라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언사에 이어 이번에는 노사관계를 조율하는 정부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주체다. 

11일 고용노동부는 최근 노사갈등이 불거진 현대차, 현대중공업, 금호타이어 사태에 대한 입장을 냈다. 고용노동부는 노사가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허울 좋은 말을 쓰기는 했으나 하나씩 내용을 뜯어보면 일방적인 사측 편들기에 가깝다.

최근 파업을 결의한 현대차 노조에 대해서는 배부른 파업이라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고용노동부는 1인 이상 사업장 평균연봉 대비 현대차 임금, 현대차 경쟁사와의 인건비 비교, 원하청 임금격차 등의 근거를 들어가며 노조를 비판했다. 현 상황에서 노사가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협력업체와 소비자들에게 그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임단협에서 임금피크제를 확실히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동종업계와 마찬가지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하며, 무노동 무임금 교섭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사측을 두둔했다. 노사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정부가 둘 중 하나가 정답인 양 제시하는 모양새다.

고용노동부 입장에는 “노사가 눈앞의 이익을 다투기보다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노사가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문구가 반복됐으나 사측의 양보를 요구한 부분은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고용주 입맛에 맞는 얘기만 골라서 하는 것이 고용노동부인가 의구심마저 든다. 문제해결보다는 사측의 입장을 그대로 읊는 앵무새 노릇을 할 거라면 부처 이름도 고용부로 바꾸는 게 낫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