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어린이 10명 중 8명은 이면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가 11일 발표한 도로 폭원별 보행자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보행 중 교통사고로 숨진 어린이는 160명이며, 이중 88.1%인 141명이 폭 13m 미만 생활권 이면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생활권 이면도로란 주택가, 상가 밀집지역 등에 위치한 좁은 길 가운데 보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도로를 말한다.

노인들 역시 이면도로 보행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2011~2013년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793명이며, 이 가운데 폭 13m 미만 생활권 이면도로에서 사망한 경우가 69.3%(1935명)를 차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안전처는 이면도로에서의 교통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생활권 이면도로 정비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보행자가 많고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을 생활도로구역으로 지정해 자동차 속도를 30km/h 이하로 제한한다.

생활도로구역은 폭 15m 이상의 대형 도로는 제외하며, 3~9m의 소형 도로는 필수, 9~15m 도로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경찰청이 협의를 거쳐 선택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생활도로구역으로 지정되면 ▲30km/h 속도 제한구역 통합 표지 ▲주정차 금지 노면 표시 ▲최고속도 노면 표시 ▲과속방지턱 등이 도입된다. 아울러 무신호 교차로에는 야간에 차량 접근을 감지해 빛을 내는 경보장치인 교차로 알림이도 설치된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이번 지침 마련에 앞서 지난 7월 생활권 이면도로 정비사업을 소방안전교부세 대상사업에 선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자체에서는 시·도별로 교부된 소방안전교부세를 활용해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정종제 국민안전처 안전정책실장은 “이면도로에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통안전시설 개선과 운전자들의 법규 준수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정비지침을 계기로 생활권 이면도로의 교통안전관리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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