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KT 홈페이지를 해킹해 빼낸 개인정보로 휴대폰 개통·판매 등의 영업에 사용한 A(29)씨 등 2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 해커는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집주소, 직업, 은행계좌 등 해킹을 통해 빼낸 고객정보를 휴대폰 개통·판매 영업에 활용, 지난 1년간 11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을 고용해 범행을 공모한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 B(37)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조사에 의하면 해커는 불특정 다수에게 정보를 판매한 것이 아니라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에 고용돼 정보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1200만명의 고객정보가 해외나 외부에 추가로 유출되거나 보이스 피싱 등에 사용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편 해킹당한 홈페이지는 이용대금명세서에 기재된 고유번호 9자리만으로 고객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고객정보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KT의 개인정보 유출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KT는 2012년 7월말 전산망을 해킹당해 고객 8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새나간 바 있다. 같은해 2월부터 5개월간 이름·주민번호· 휴대전화번호·요금제 등 10종의 개인정보가 줄줄 새나갔으며 이들 개인정보는 텔레마케팅 업자에게 넘겨져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KT는 고객정보 보호를 위한 5중 해킹방지체계 도입을 발표했다. 이 회사가 밝힌 방지체계 완료 기한은 지난해 3분기였다. 기자간담회에서 표현명 당시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재발 방지를 위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약속한 바 있다.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고객정보가 유출돼 KT와 고객 모두 당혹스럽게 됐다. 

 

이번에 사용된 해킹 프로그램은 웹사이트에 대한 취약성 분석 등을 할 수 있는 ‘파로스 프로그램’으로 해커들은 이를 이용해 신종 해킹프로그램을 개발했다.  

KT 홈페이지에 로그인해 이용대금 조회 란에 고유숫자 9개를 무작위로 자동 입력시켜 고객들의 고유번호를 찾아내 고객정보를 빼내는 기술이다. 예를 들면 9자리의 숫자를 1부터 마지막 숫자까지 순차적으로 반복해 지속 입력하는 방법을 통해 고객의 고유번호를 찾아내는 것이다.

경찰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KT의 책임 여부가 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만일 이들이 검거되지 않았다면 증권사, 인터넷 게임사 등에 가입한 추가 고객정보도 유출돼 피해가 확산될 수 있었다”면서 “KT 보안담당자의 관리소홀 여부를 확인한 후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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