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11일 후 콜센터로 청약철회를 요구한 A씨. 처리가 되지 않아 다시 콜센터로 연락했더니, 홈쇼핑 계약 건은 본사소관이 아니라며 담당 영업점 연락처를 받아 처리가 지연됐다.

보험계약 체결 후 전화상으로 본인을 확인하고 청약철회를 요청한 B씨. 지점 직접방문 후 청약철회서 작성을 요구받는 등 복잡한 철회절차에 고생을 했다.

암보험 청약 후 콜센터로 청약철회를 접수한 C씨. 피보험자가 모집설계사(어머니)라는 이유로 콜센터 철회접수가 불가하다며 담당 영업점에서 연락이 가도록 처리하겠다는 답을 들었다. 이후 청약철회 기간이 지나서야 연락이 왔다.

이처럼 보험계약 청약철회를 신청하는 경우, 보험회사의 업무처리가 지연되거나 또는 절차가 번거롭다는 등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총 68건의 유사민원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청약철회제도는 ‘청약을 한 날’로부터 15일(통신판매 계약은 30일) 이내에 그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계약자의 충동적 청약가능성 등을 고려해 청약철회의 이유를 묻지 않고 일정기간 내에 청약철회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러한 권리는 보험약관에 보장되어 있으며, 보험업법 개정으로 7월15일부터는 기산일이 ‘청약을 한 날’에서  ‘보험증권을 받은 날’로 변경된다. 보험회사가 보험약관·청약서 부본 교부의무, 중요내용 설명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청약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계약 취소가 가능하다.

금감원은 6일 보험 청약철회와 관련한 불편사례를 발표했다. 여기에 나온 사례들은 모두 부당한 업무처리로 청약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설계사 통해야 한다며 업무처리 지연

계약자가 청약철회 요청 시 보험회사가 담당 설계사에게 계약자의 철회의사를 재확인토록 한 후, 청약철회를 정식 접수시켜 처리가 지연되는 경우다.

보험계약자는 보험회사의 이러한 내부절차와 무관하게, 청약철회를 접수한 날부터 3일 이내에 납입한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으며, 3일 초과 환급시 지연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다(표준약관). 신용카드 납부의 경우 신용카드 매출을 취소하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

청약철회는 영업점에서만 가능?

일부 보험회사가 청약철회는 영업점 방문의 경우만 가능하며, 전화로는 불가능하다고 안내한다는 민원도 있다. 청약철회는 유선 등 통신수단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법률로 명시돼 있다.

보험계약자가 “청약을 철회하고자 하는 경우” 보험회사는 통신수단(전화, 우편, 컴퓨터통신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보험업법 제96조 조항도 있고, 보험업법 시행령 제43조는 전화로 청약철회를 요청받은 경우 청약 내용, 청약자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그 내용을 음성 녹음하는 등 증거자료를 확보,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어머니가 설계사라 철회가 안된다?

보험설계사 또는 임직원이 계약자이거나 피보험자라는 이유로 보험회사가 청약철회를 거절하는 민원도 종종 생긴다. 일부 보험회사가 임직원, 보험설계사 및 설계사 가족과 관련된 보험계약인 경우 청약철회 불가계약으로 분류하는 경우다.

관련법규나 해당 약관에 보험설계사나 임직원에 대해 청약철회를 제한하는 내용이 없고 청약철회권은 관련법규에서 보장하는 계약자의 권리이므로 이러한 보험사의 규정은 부당하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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