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마케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2014년 10월 닐슨코리아클릭의 인터넷 이용자 모집단 추정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약 3340만명, 일평균 모바일 인터넷 이용시간은 96분으로 조사됐다. PC가 아닌 모바일로만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응답자도 11.3%나 됐다.

기업들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SNS로 마케팅 채널을 택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KPR 소셜커뮤니케이션연구소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마케팅 채널은 페이스북(87%)이었다. 블로그는 67%, 트위터 49%, 유튜브 42%, 인스타그램은 25%(복수응답 가능)였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보면 인스타그램은 16%p가 증가했고 유튜브와 트위터는 각각 20%p, 14%p씩 줄었다.

이처럼 많은기업들이 SNS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으나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중소기업 언론홍보 및 온라인 마케팅 비법 교육에 강연자로 나선 SNS전문기업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는 “SNS는 ‘저비용 고효율’이 아닌 ‘고비용 고효율’ 매체다. 사람들을 모으고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혜택을 줘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라면서 “SNS마케팅이 다른 광고매체보다 더 비용이 들 수도 있다. 더이상 저비용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SNS마케팅의 최대 장점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계정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기만 해선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날 정용민 대표가 제시한 기업의 SNS마케팅 활용 방법 중 핵심적인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SNS 활용 첫걸음 ‘듣기’= 정용민 대표는 SNS가 ‘듣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보이는지 꼼꼼하게 관찰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라는 것이다.

그는 고등학교의 졸업사진을 SNS마케팅 도구로 활용한 동아오츠카를 좋은 듣기의 사례로 소개했다. 독특한 졸업사진으로 유명한 의정부고등학교의 한 남학생은 지난 7월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 광고를 패러디한 졸업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이 널리 퍼져나가자 동아오츠카는 페이스북에 해당 남학생을 찾는다는 공고를 냈다. 

이 학생과 접촉이 되자 회사 측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포카리스웨트와 신제품인 오로나민C를 선물로 보냈다. 이 학생 역시 동아오츠카의 선물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SNS에 ‘인증샷’을 남겼다. 이 모든 과정은 SNS를 통해 생중계되고 큰 관심을 끌었다. 한때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는 동아오츠카가 오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 사건의 단초는 페이스북 담당자의 ‘듣기’에서 시작됐다. 졸업사진을 보고 마케팅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회사 내부적인 판단이 내려졌고, 마케팅 담당자가 트렌드의 흐름을 잘 읽고 승인을 해준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동아오츠카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면서 “SNS마케팅은 귀 기울여 듣고 피드백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SNS담당자에게 모든 걸 맡기지 말라= 보통 기업에서는 마케팅부서의 젊은 직원이 기업의 SNS계정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직원은 매일 자연스럽게 글을 올리고, 고객 피드백에 댓글을 다는 역할을 한다. 페이스북에서는 ‘페북지기’라고 부른다. 허드렛일이기도 하고, 젊은 직원일수록 감각이 있다는 이유로 페북지기는 주로 젊은 직원들의 차지다. 

해당 담당자에게 전권을 맡기는 건 곤란하다는 게 정용민 대표의 말이다. 회사 계정을 오로지 개인이 운영할 경우 해당 직원의 상황이나 감정 기복에 따라 마케팅 내용도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자들과의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기업 계정을 의인화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철저한 전략 하에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정 대표는 “회사계정으로 올리는 글에 오타나 맞춤법 실수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반드시 (윗선의)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자칫하면 조직의 품격이 무너지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확산은 자유지만 통제는 불가능=SNS의 특징은 마케팅의 전 모든 과정이 외부에 공개된다는데 있다.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이슈라면 많이 퍼져나갈수록 좋겠으나 문제는 반대의 경우다. 부정적인 이슈가 터진 다음에는 사실상 수습이 불가능해진다.

2010년 한 아카데미를 운영하던 대표는 회사이름과 자신의 얼굴을 내걸고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대표는 개인적인 메시지로 보내야 할 것을 모두가 볼 수 있는 글로 쓰고 말았다. 그는 지인의 트위터 계정으로 “형, 혹시 연세대 수시 (자녀가) 제출하면 연락주세요. 집사람이 입학사정관인 거 아시죠? 후배 덕 좀 보시죠”라고 적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고 그의 아내는 입학사정관에서 배제됐으며 연세대 입학처는 감사를 받게 됐다. 기업 대표가 SNS를 잘못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정 대표는 “SNS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이슈들이 기업의 명성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다. 고객의 작은 문제제기나 우리 직원의 실수 하나가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어마어마한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SNS는 부정적인 이슈를 통제할 수 없는 공간이다. 기업은 완화전략을 쓰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