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중산층 소비자들은 한국 제품의 성능은 인정하면서도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김은영 수석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아시아 신흥국 중산층의 소비패턴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국 중산층 소비자가 생각하는 한국제품의 가장 큰 매력은 성능(44.9%)으로 꼽혔다. 디자인(18.8%)과 브랜드(15.8%) 때문이라는 응답자도 있었다. 한국제품을 실제로 구입한 적이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한국제품을 구매해본 적이 없는 소비자들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꼽은 첫 번째 이유는 가격(28.3%)이었다. 브랜드(21.2%)와 성능(13.3%)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응답과 함께 국가이미지(13.6%) 때문이라는 답도 이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중산층 소비자들은 대체적으로 가격보다는 기능과 품질을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를 희망하는 한국제품은 ▲전자제품 ▲의류 및 액세서리 ▲화장품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에 따라 한국제품에 대한 인식 차이는 컸다.

중국의 경우 한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제품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한 저항이 낮고 유행에 민감하다. 고품질 고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한류화장법, PPL 등 한류마케팅을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인도 역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한국 제품의 브랜드 매력도는 낮게 평가했다. 인도 소비자들의 한류 경험비율은 48%로 아시아신흥국 평균인 67.3%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구매를 희망하는 한국제품으로는 전자제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필리핀 소비자들은 품질이 제품을 구매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 소비자들은 한국제품의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으나 브랜드 매력도에 비하면 가격이 비싸 구매를 망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필리핀은 한국제품 구매경험과 한류를 경험한 소비자 비율이 7개국 중 가장 높았으나 한류가 한국제품 구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태국 소비자들은 한국 제품의 성능이 뛰어나고 브랜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내구성이 떨어져 구매를 망설인다는 답변도 일부 있었다. 한국제품 구매경험은 낮은 편으로, 한국제품 중에서는 화장품 구입을 희망하는 비중이 가장 높게 조사됐다.

김은영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신흥국의 빠른 성장세와 소득증가로 중산층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향후 새로운 소비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시아 신흥국 중산층은 각국의 문화적 요인에 따라 특성이 다르므로 각국 소비자 패턴에 따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