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기업대출이 갈수록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국회의원은 21일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기업대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세금 우대 혜택이 있는 전략 부문 특별시설자금 지원 사업에서 지난 5년간 총 8조원이 대기업에 지원됐다”고 밝혔다. 전체 지원액 중 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1년만 해도 전략부문 특별시설자금 지원 사업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4.4%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91.6%까지 증가했다. 같은기간 중견기업은 14.4%에서 2.6%로, 중소기업은 15.8%에서 4%로 감소했다.

전략부문 특별시설자금이란 산업은행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국가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운영하는 지원사업이다. 기업에 금리를 우대해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소요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장 8년간 지원하는 제도다.

산업은행의 나머지 시설자금 지원도 대기업에 집중됐다. 2011~2014년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시설자금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2.9%였으나 공사 통합 후인 2015년에는 47.2%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자금 지원 비중은 30.7%에서 25.4%로 감소했다.

산은은 올해에도 7월까지 1조9359억원의 시설자금을 썼다. 이중 91.6%에 해당하는 금액은 현대차, 삼성 등 대기업 집단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차그룹(6765억원)이었고 이어 삼성그룹에 6500억원, SK그룹에 2000억원, 한진그룹에 1120억원, 효성그룹에 1000억원을 지원했다. 17개 중견·중소기업에 지원된 금액은 총 1282억원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경기 침체로 고통 받는 중견·중소기업이 아닌 현대차, 삼성 등 대기업에 금리 혜택까지 주면서 수조원씩 지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산은은 대기업 중심의 지원 정책에서 탈피해 중견·중소기업 육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