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A사는 대기업 B사가 구매하기 원하는 반도체 절단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해 ‘구매조건부신제품개발사업’을 통해 1억2000만원을 지원받았다. 기술개발에 성공,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다이싱 파트를 국산화해 반도체 원가절감은 물론 기술장비의 효율성을 외산장비 대비 200% 이상 증가시켰다. 기술개발 성공 후 과제 관련 매출이 89억2600만원 발생한 것으로 중소기업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관세청이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수십억원 이상의 구매 약속을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아 중소기업이 경영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류성걸 의원이 공개한 서울본부세관의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 과제제안서.

중기청에 따르면 2002년 도입돼 지난해까지 모두 2410개 과제가 이 사업을 통해 지원됐다. 이 가운데 1130개 과제가 성공했고 그 중 833개 과제(73.7%)에서 구매가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구매율이 떨어지는 추세인데다 일부 수요처의 경우 구매를 하지 않아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따라 중기청은 대기업·공공기관 등 수요처가 중소기업이 기술개발한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조건부신제품기술개발사업’ 개선방안을 마련·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우선 ▲수요처의 기술개발과정 참여를 확대하고, 별도의 수요처 관리기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수요처 자부담을 확대하고 구매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 민간 수요처 제안과제에만 부과하던 자부담(총 개발비의 20%, 현금·현물)을 구매의사를 명확히 하기 위해 모든 과제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수요처의 사업참여 인센티브도 구매실적 중심으로 개편된다. 민간 수요처의 경우 동반성장지수 평가기준을 구매실적 중심으로 변경하고, 공공기관의 경우 권고사항이었던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구매목표비율’을 올 11월부터 의무사항으로 강화한다. 한편 수요처가 구매하지 않을 경우 수요처에 귀책사유가 있으면 참여제한 등의 제재를 취할 계획이다.

중기청은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기술환경 변화나 수요처의 귀책으로 인한 구매 미이행은 크게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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