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에 세 개의 컨소시엄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일부 참여기업의 대주주가 금융업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7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국회의원은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조현준 효성 사장이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로서 적합한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기식 의원은 “최근 김범수 의장은 해외 원정도박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조현준 사장은 횡령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으며 조세포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다른 사업도 아니고 은행이다. 횡령에 조세 포탈 혐의까지 받고 있는 사람이 금융업 대주주로 적합하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김범수 의장과 조현준 사장을 각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로 확정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예비 인가 단계에서는 주주의 지분율을 비밀에 부치고 있는 탓이다. 김 의원은 “지분율은 영업비밀이라며 밝히지 않고 있는데 (내가) 파악한 바로는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일 마감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는 세 개의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냈다. 카카오를 중심으로 한 ‘카카오뱅크’(가칭)와 KT가 주축이 된 ‘K-뱅크’, 인터파크가 주축이 된  ‘I-뱅크’다. 조현준 사장이 대주주인 노틸러스효성과 효성ITX는 K-뱅크에,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는 I-뱅크에 각각 주주로 참여했다.

때문에 이해상충 문제도 거론된다. 노틸러스효성이 속한 K-뱅크와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가 속한 I-뱅크 모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을 경우 대주주가 동일하므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GS그룹 역시 GS리테일은 K-뱅크에, GS홈쇼핑은 I-뱅크에 주주로 참여했다.

이같은 지적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해당 기업의 지분율이 어느 정도인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전제한 뒤 “심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요소를 면밀히 보겠다”고 약속했다.

결격사유가 없다면 세 컨소시엄 모두 인가해줘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이날 국감에서 새누리당 이운룡 국회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권 인가 심사는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전문가 7명이 사업계획의 혁신성을 중심으로 당락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구글의 매각 시도 사례를 언급했다. 구글이 창업 초기에 검색엔진을 100만달러(약 10억8000만원)에 매각하려 했으나 가치를 몰라 본 투자자들 때문에 매각에 실패했고, 창업자들이 직접 경영에 나선 결과 오늘의 구글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현재 구글의 자산가치는 3650억달러(약 395조원)에 이른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이 사업의 잠재력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면 인터넷전문은행도 이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혁신성이란 언제 어디에서 발견될지 모르는 일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로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며 “자본과 보안, 기본적인 기술 요건을 갖췄다면 모두 인가를 해주고 사업성과 혁신성은 시장이 평가할 수 있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 의원이 우려하는 부분을 (심사 때) 유념하겠다”면서도 “현재까지는 최대 2개 컨소시엄까지 허용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