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업체는 경기도 용인에 본사를 둔 부동산개발사업 전문기업이다. 그동안 진행하는 사업마다 성공을 거뒀고, 전국적으로 여러 필지의 토지를 갖고 있는 등 건실한 업체다. 그런데 경기도 ○○택지개발사업지구의 블록형단독주택용지 하나를 경매로 낙찰받아 타운하우스 분양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약 4~5년동안 시작도 못하고 금융비용만 지불하고 있다.

이 부지는 오로지 3층이하 단독주택 15가구만을 건립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어 고가의 대형평형 주택을 공급해야만 한다. 요즘 이런 주택이 분양될지 의문이 든다. 비단 이 부지만이 아니고, 동일 사업지구내 여러 필지가 이런 이유로 방치돼 흉물스런 택지개발사업지구로 변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 도시계획

이렇게 방치된 데는 우선 몇 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전체 도시계획을 한 △△공사에게 문제가 있다고 본다. 부동산시장이나 정부정책, 인구구조의 변동, 지역의 공간세분화 등 미래를 충분히 예측하고 도시계획을 했어야 하는데 이를 간과했던 것이다.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하고, 개발지역의 현재 모습뿐만 아니라 미래 모습도 반드시 예측해야 한다. 그 결과 상황이 변했다면 그에 맞게 투자계획도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은 경기도 시흥시의 한 부동산개발 현장.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그리고 2006년 당시에는 부동산시장이 격렬하게 요동치는 상승기였고, 부동산경기변동 주기상으로도 정점에 올라 있었다. 최고 호황기라는 뜻이다. 정점이라는 것은 그 다음에 부동산경기가 내려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도 너도나도 주택사업에 혈안이 될 정도로 투자를 하고 있었다. A기업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가속화됐고, 그로부터 약 5년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해당 지자체에서 택지개발지침을 바꿔 소형평형으로 다가구가 살 수 있도록 해주면 문제는 해결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곤란하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지자체와 사업시행자 등 공공기관들의 외면속에 투자기업들만 엄청난 손실을 감내하고 있고, 주택지는 군데군데 이가 빠진 모습으로 흉물스럽게 됐다.

사업진행이 어려운 인근 투자자들과 공동 대안 모색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정부 정책이 워낙 자주 바뀌니까 이를 면밀하게 파악해야 하고 투자 인센티브도 알아 봐야 한다. 거시경제상황, 그 지역의 수급상황, 지역시장분석 등도 필요하다. 이 지역의 현재 모습뿐만 아니라 미래의 예측이 매우 중요한데, 그것이 쉽지 않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만 한다. 그에 따라 바꿔진 상황에 맞게 투자계획도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택지개발지구는 변경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부지분양을 이미 끝낸 공공사업자가 이런 저런 사정을 알아줄 리 만무하고, 인허가권자도 반대편 민원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변경을 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쉽지는 않지만 방법은 단순하다. 사업진행이 어려운 인근 투자자들과 공동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해당 지역의 변화를 유도할 대안을 찾는 등 출구전략을 짜야만 한다. 동시에 도시형타운하우스의 상품화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디자인 관점에서의 공간계획과 건강주택이나 안전주택 등 기능적 접근계획도 수립하고, 수요자 선별화 작업을 통해 특화 마케팅 방법도 찾아야 한다. 분양받을 경우 자산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적극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양가격을 낮출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싸게 공급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문제는 모두 인간의 문제다. 그래서 풀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누가, 언제, 어떻게 푸느냐가 있을 뿐이다.[(주)밸류마크자산관리 송상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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