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생 A씨(여, 24세)는 국내 주요기업 인턴 채용공고를 보고 “공고에 임금정보가 나와 있지 않아 인턴 근무를 하면서 월세, 식비 등을 지출하고 생활이 가능한지 알 수 없어 지원을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대학생 B씨(남, 23세)는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주로 커피타기, 신문 가져오기 등 단순 업무를 담당했다”며 “정확한 업무는 공고에도 나와 있지 않았고, 선발된 뒤에야 과 배정을 받는데 이런 업무를 담당할 줄 알았다면 아마 다른 곳에 지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 뿐만 아니다. 금융기관 인턴 경험자 C씨(남, 27세)는 “공고에 정규직 전환 기회 등 채용연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실적이 좋은 인턴은 정규직 직원이 될 수도 있다’는 소문을 듣고 주변에 카드 발급을 권유하는 등 열심히 일했지만 정규직 전환은 결국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자료=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이처럼 국내 200대 기업과 주요 공공기관에서 인턴 채용공고를 내면서 임금, 세부 업무내용, 인턴 종료 후 정규직 전환 여부 등의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2030정책참여단과 함께 인턴 채용공고 267건을 분석한 결과다.

22일 청년위에 따르면 조사대상 267건의 인턴 채용공고 가운데 55.5%(148건)는 정확한 임금을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200대 기업의 인턴 채용공고 167건 중 76%(127건)가 이를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 이상인 58.1%(155건)는 세부업무를 소개하지도 않았다. 또 34.5%(92건)가 ‘인턴경험을 통해 정규직 채용 기회를 얻을 수 있는지’ 등 주요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정규직 전환 조건을 명시한 기업의 인턴 공고 86건 중 단 7%(6건)만이 정규직 전환 예정 인원을 명시했고, 채용 우대형 인턴공고 43건 중 39.5%(17건)는 가산점 부여, 서류전형 면제 등 구체적인 조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자료=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청년위는 “인턴이 정규직 취업을 위한 9대 스펙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나, 인턴채용과 관련된 정보는 부족해 구직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칭)인턴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중인 고용노동부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청년위가 2030정책참여단과 함께 지난해 1월부터 올 8월까지 취업포털 등에 게시된 인턴 채용공고 267건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2014년 기준 매출 상위 200대 기업의 인턴 채용공고 167건과 주요 공공기관 인턴 채용공고 100건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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