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지 한달이 지난 영화 ‘인턴’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3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화려한 볼거리나 대단한 이야기는 없지만 꾸준한 입소문을 타면서 박스오피스 1위까지 역주행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인턴’은 30대의 젊은 여성 CEO인 ‘줄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회사에 70대 인턴사원 ‘벤’이 입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회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시니어 인턴을 모집하게 된 줄스는 “나는 엄마 연령대의 사람과는 맞지 않는다”며 첫 대면부터 기성세대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다. 그러나 컴퓨터도 이메일 보내는 것도 서툴지만, 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사내 인기인이 된다. 줄스는 처음에 벤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해고를 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내세우기 보다 젊은이들을 지켜보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벤을 보며 위안과 용기를 얻는다. 결국 마지막에 둘은 둘도 없는 베스트프렌드가 된다.

이 잔잔한 영화가 일종의 신드롬을 불러온 데는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 중 하나인 ‘세대갈등’을 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가족변화에 따른 가족갈등 양상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족갈등을 경험한 32.5%의 응답자 가운데 가족 내 세대갈등을 겪은 비율이 37.5%로 가장 높았다. 또 임금피크제 도입을 비롯해 이곳저곳에서 세대갈등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급속한 사회변화로 인한 가치관의 변화와 그로 인한 세대간 갈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이를 접하는 두 세대의 태도가 우선 아쉽기만 하다. 기성세대는 본인보다 자식세대를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사회로부터 대접받아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젊은세대의 경우 현실의 불합리함을 기성세대 때문이라 생각한다. 서로의 삶에 대한 관용과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부터 높이기 보다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영화에서 벤은 셔츠를 바지에 넣어 입는 젊은 세대를 이해하진 못하지만, 줄스가 눈물을 흘릴 때 손수건을 건네주며 용기를 북돋아준다. 서로가 ‘손가락질’ 대신 ‘손수건’을 건네는 모습이야말로 세대갈등을 풀어 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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