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초기에 은행간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이로인해 점포 축소와 인원 감축 등의 구조조정이 예상돼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의원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최근 국회의원 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금융경제연구소 임수강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는 기존 은행의 인터넷 뱅킹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따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기존 시장진입을 위해 예금 이자율은 높이고 수수료는 낮추는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이러한 가격경쟁 심화는 결국 전체 은행의 수익성 저하로 나타나 기존 점포를 줄이고 인원을 감축하는 등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지난 6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IT·금융 융합을 통한 신시장 개척으로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으로 발표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그 자체로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자체 효과 ▲해외진출 활성화시 추가 효과 ▲핀테크 등 유관산업 발달에 따른 효과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지만,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신산업 발전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기존 은행과 달리 지점을 확보하지 않아도 되며, 정예화된 소수 직원으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자리 증가는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 뿐만 아니라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은산분리 완화정책에 따른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침투와 이로 인한 은행의 모기업 사금화 및 중립성 저하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또 해킹 위험성이 높은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보안성이 취약해 소비자 개인정보 유출도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 연구위원은 “이미 여러차례 지적됐듯이 은산분리 완화는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라며 “산업자본이 은행 주인이 되면 은행 역할이 왜곡되고, 은행이 모기업의 사금고 역할을 할 수 있어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과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을 제외한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50%까지 확대·보유하는 방안에 대해 경제·경영·법학 전문가 71.8%는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과도한 지분보유 한도 확대로 인한 중견재벌의 사금고화 전락’, ‘산업자본의 과도한 은행 지분보유로 인한 금융자본의 부실’ 등이었다.

따라서 임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통한 혁신과 기대효과만을 강조하기 전에 본질적인 은행의 기능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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