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회관 제1세미나실 앞에 전시된 미세먼지 취약 직업군 사진

미세먼지에 취약한 교통경찰, 운전기사, 지하철내 근로자, 톨게이트 안내원 등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할 법적장치가 미흡하고 정부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 기준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미세먼지 기준에 못 미치고, 산업현장에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근무지침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환경정의 등이 국회의원 회관에서 지난 26일 개최한 ‘미세먼지 취약 직업군을 위한 근무현황 실태점검 및 정책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환경정의 유해물질대기팀 이경석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미세먼지 기준에 비해 한국 환경부의 기준은 절반 수준”이라며 “현재 초미세먼지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 근로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WHO는 PM2.5이하의 미세먼지가 24시간동안 평균 25㎛/㎥로 이하의 농도만 기록해도 초미세먼지로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 환경부는 50㎛/㎥이하의 농도를 초미세먼지로 규정해 WHO가 정한 수치보다 더 높은 농도를 기록해도 초미세먼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 취약 직업군을 위한 근무현황 실태점검 및 정책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취약 직업군에 대한 정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미세먼지 취약군은 실외 활동시간이 긴데다가 도로변에서 오랜 시간 일하는 탓에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직업군을 말한다. 교통경찰과 톨게이트 요금소 근무자, 대중교통 및 택시운전기사, 퀵서비스 종사자, 노점상 등이 포함돼 있다. 미세먼지에 오랜시간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성인병 및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과 심혈관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 취약군을 위한 정부정책 부재도 문제였지만, 이러한 미세먼지에 대한 사측과 근로자 스스로의 인식도 부족했다.

토론회에서 공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근무지침을 물었을 때 ‘없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84.3% 였다. ‘있다’고 답한 15.8%도 ‘청소나 손닦기 등의 개인위생 강화’나 ‘공회전 금지’를 미세먼지에 대한 근무지침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사측이 미세먼지 유해성에 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느냐는 물음에도 76.1%가 실시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미세먼지 취약 직업군 설문조사

<자료=미세먼지 취약 직업군을 위한 근무현황 실태점검 및 정책개선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

이와함께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의 미세먼지 대책도 문제점으로 나왔다.

서울도시철도노조 곽충신 국장은 “서울시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안전강화와 미세먼지의 위험성 때문에 스크린 도어를 설치했다. 이에따라 실제 플랫폼의 초미세먼지는 10% 정도 감소했지만, 자주 환기를 하지 않는 터널 내부의 경우 스크린이 열리고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할 때마다 PM2.5이하의 초미세먼지와 중금속이 뿜어져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가 절전을 위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환기를 줄이는 일”이라며 “지하철을 일반기업처럼 흑자논리로만 운영하면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에서 미세먼지 취약직업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실태조사를 엄밀히 할 것을 촉구했다. 실외 작업자에 대한 공기질 기준을 마련하고 이와함께 작업장에 대한 공기질 기준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노사 양측이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작업장의 대기질과 관련한 근무지침 마련과 안전교육을 의무화 할 것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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