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내내 시뿌옇다. 때마침 이번 주에 비가 조금 내리면서 쾌청한 하늘을 볼 수 있지만, 지난 주에는 마치 황사가 밀려온 것처럼 미세먼지 때문에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탁하고 흐렸다. 서울, 경기도 일부 지역 그리고 지방 각지에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는데 주의보가 가을에 내려진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나 공장 굴뚝 등을 통해 배출되는 작은 먼지를 말한다. 이보다 더 작은 게 초미세먼지인데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1/10 정도로 눈으로 식별이 되지 않는다. 몸으로 들어오면 호흡기 질환과 알러지를 비롯한 각종 만성질환과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기이코노미 보도에 따르면, 업무성격상 미세먼지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교통경찰, 운전기사, 지하철내 근로자 등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할 법적장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한국 기준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미세먼지 기준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WHO는 PM2.5이하의 미세먼지가 24시간동안 평균 25㎛/㎥로 이하의 농도만 기록해도 초미세먼지로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 환경부는 50㎛/㎥이하의 농도를 초미세먼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랜 시간 실외에서 일해야 하는 교통경찰과 톨게이트 요금소 근무자, 대중교통 및 택시운전기사, 퀵서비스 종사자, 노점상 등은 WHO가 정한 수치보다 더 높은 농도를 기록해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아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산업현장에서 미세먼지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근무지침도 없다. 실내 공기관리에 대한 지침은 관련 법에 명시돼 있지만, 정작 이를 필요로 하는 실외작업장에 대한 지침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미세먼지 취약 직업군을 위한 근무현황 실태점검 및 정책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공개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근무지침을 물었을 때 ‘없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84.3% 였다. ‘있다’고 답한 15.8%도 ‘청소나 손닦기 등의 개인위생 강화’나 ‘공회전 금지’를 미세먼지에 대한 근무지침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메르스’가 전국을 강타할 때 마스크 착용은 자연스러웠고, 전염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이었다. 미세먼지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위험성을 적극 알리고, 산업현장에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근무지침과 예방수칙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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