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크래커<사진=pixabay>

‘넛크래커(nut-cracker)’는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 까는 호두까기 기계다. ‘넛크래커에 낀 호두’는 한 국가가 선진국에 비해 기술 및 품질경쟁에서 밀리고,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부즈앨런 & 해밀턴 컨설팅사가 내놓은 한국보고서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당시 “한국은 ‘비용의 중국’과 ‘효율의 일본’으로부터 협공을 받아 마치 넛크래커 속에 끼인 호두처럼 됐다”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TPP에 참여한 뉴질랜드,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미국,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련, 멕시코, 캐나다, 일본 등 12개국의 면면을 보면 한국이 ‘넛크래커’에 낀 호두같다는 주장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TPP와는 무관하게 외환위기 당시를 비롯해 현재까지도 한국은 중국의 저가와 일본의 기술력에 도전받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일본의 기술력을 앞지르는 품목 예를들어 반도체 등의 경우를 보면 오히려 일본이 ‘넛크래커’에 낀 호두신세다.

TPP 뿐만 아니라 자유무역협정(FTA)도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와 협상을 진행하다보면 손해를 보는 산업이 있는 반면 이득을 얻는 것도 있을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TPP에 서둘러 무리하게 가입해 후발 참여국으로 ‘수업료’를 내는 것보다 TPP협상 타결로 피해를 볼 수 있는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찾는 게 우선이다. ‘넛크래커에 낀 호두’는 어느 국가나, 어느 산업에서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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