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31일은 핼러윈(Halloween) 데이였다. 서울 이태원과 홍대, 강남과 같은 도심지 곳곳에서 관련 행사가 열렸고, 젊은 사람들은 밤늦도록 코스튬플레이와 퍼레이드를 즐겼다. 기자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저승사자 분장을 한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핼러윈이 한국에서 보편화된 축제는 아니었으나, 어느 순간 갑자기 젊은 층의 문화로 자리잡은 모양이다.

핼러윈은 부활절, 추수감사절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축제다. 10월31일 밤이 되면 아이들은 유령이나 괴물, 마녀의 분장을 하고 이웃집에 사탕과 초콜릿을 얻으러 다니며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치겠다’는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을 외친다. 이를 보면서 추석과 설날 말고는 이렇다 할 고유 축제문화가 없는 한국의 상황이 아쉽기만 하다. 특히 가을이 되면 경쟁적으로 열리는 지역축제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음에도 불구하고 먹거리 행사와 특산물 소개를 빼고나면 대부분 ‘그렇고 그런’ 뻔한 행사다. 지역이나 문화에 대한 이해없이 큰 무대와 조명, 초대가수, 먹거리로 이뤄진 축제형태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없이 스스로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한국에도 재미있는 문화와 전통이 많다. 달맞이와 달집태우기를 하는 정월대보름이나 팥죽을 먹고 잡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문에 뿌리는 동지가 그렇다. 특히 동지의 경우 귀신을 쫒기 위한 핼러윈과 비슷한 점이 많아 특색 있는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젊은 층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핼러윈을 보면서 세계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한국 고유의 축제문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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