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을 사회에 환원하고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고용창출을 지원,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이 제시됐다. 이익공유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초과이익이 발생하면 대기업과 협력한 중소기업에 그 이익의 일부가 돌아가게 하는 제도다. 즉 대기업이 초과이익을 달성할 경우 해당 임직원 등에게 성과급(인센티브)을 주듯이 이익공유 대상을 협력업체까지 넓혀보자는 주장이다.

이 제도는 지난 2010년 이명박정부 때 동반성장위원회가 발족된 뒤, 꾸준히 논의가 진행됐지만 기업들의 반대와 잦은 정책변화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재조명받게 된 것이다.

9일 열린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평가와 이익공유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추미애 국회의원.

(사)꿈보따리정책연구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의원실이 9일 주최한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평가와 이익공유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 이사장은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협력관계가 아닌 비용절감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기업에서 초과이익이 발생하면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대기업과 함께 성과를 이룬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에 초과이익을 공유하자고 말하면 ‘좌편향’ 운운한다”고 대기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정 이사장은 “대기업이 목표한 것보다 더 높은 이익을 올린 경우 그것의 일부가 중소기업에 돌아가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해외진출 그리고 고용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즉 대기업에 고여 있는 사내유보금이 중소기업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고, 중소기업은 그 돈으로 기술개발 및 투자, 고용안정에 돈을 쓸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생산과 고용,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활성화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정 이사장은 특히 대기업의 적지 않은 초과이익 부분이 중소기업과의 불공정거래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이익 중 적지 않은 부분이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받은 ‘2013 부당납품단가 인하행위 현장조사’에 따르면 국내 동반성장 대상 72개 대기업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 902개사 중 23.9%인 216개사는 불공정거래를 경험했다. 또 올해 6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제조업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동안 중소제조업체의 제조원가는 6.2% 상승한 반면 납품단가는 오히려 1.4% 하락했다.

정 이사장은 “초과이익공유제는 경제 주체간의 공정한 이윤분배를 가능하게 해 시장경제의 양극화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와함께 대기업의 ‘지네발’식 확장을 막기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자본력 등을 앞세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하고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대기업들의 무차별적 신규사업 확대를 금지하는 업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물론 이를 위해 중소기업도 자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또 “정부가 조달청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를 조달할 때 일정부분 이상을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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