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및 승계 문제가 불거졌던 삼성과 롯데 대주주 일가가 새롭게 주식담보를 제공하는 등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가 대출 등을 받기위해 금융권 등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규모가 1년새 3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주주 일가 3명 가운데 1명이 금융권 등에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고 그 규모는 8조원에 달했다.

주식 담보제공이나 질권 설정을 통해 대주주 일가는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그 비율이 지나칠 경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주가가 담보권 설정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금융권의 반대매매에 따라 주가가 폭락해 소액주주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 주식 담보 현황

2015년 10월30일 종가 기준, 단위:억원<자료=CEO스코어>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총수가 있는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의 상장사 보유주식 담보대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10월말 기준으로 대주주 일가 391명 중 3분의 1에 달하는 118명(30.2%)의 주식이 담보 또는 질권으로 설정돼 있었다고 15일 밝혔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담보 주식가치는 7조9904억원이며, 1년전 6조1184억원과 비교해 1조8720억원(30.6%) 급증했다. 이들이 담보 또는 질권을 설정한 계열사 수는 30개사에 달했다. 같은 기간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의 전체 보유 주식가치는 73조2987억원으로, 담보로 잡힌 주식비율이 10.9%에 달한다. 지난해 10.2%에서 0.7%p 상승했다.

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46억원 상당의 롯데제과 주식 3만7500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삼성의 경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담보로 제공한 삼성SDS 주식가치가 각각 539억원(21만주), 308억원(12만주)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식담보가 줄어든 곳은 4곳이었다. 한진 839억원, 금호아시아나 532억원, OCI 213억원, LS 156억원 등이다. 현대차, 현대중공업, 신세계, 대림, 현대백화점, 영풍, KCC, 미래에셋 등 8개 그룹은 주식담보가 없었다.

개인별 주식담보가치 ‘톱 20’

2015년 10월30일 종가 기준, 단위:억원<자료=CEO스코어>

그룹별로는 동부그룹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이 96.6%에 달해 사실상 모든 주식이 담보로 잡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 일가 21명 중 4명이 보유하고 있는 총 주식(1조3611억원) 중에서 1조3241억원을 담보 및 질권으로 설정했다. 두산그룹은 91.8%였다. 대주주 일가 33명 중 15명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들의 총 주식가치는 1조275억원으로 이 중 담보나 질권으로 설정된 금액은 9436억원이다.

개인별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주식담보가치가 1조308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오너가 없는 포스코, KT,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S-OIL과 상장 계열사가 없는 부영 등 6개 그룹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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